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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미운 털 박힌 이만수, 또 애꿏은 피해자 되나

by 푸른가람 2012.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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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SK 감독은 현역 프로야구 감독 가운데 아마도 안티가 가장 많은 감독일 것이다. 지난 2007년부터 SK 와이번스 지휘봉을 잡으며 2011년 시즌 중반 팀을 떠날 때까지 2007-2008년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제패,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3번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으며 SK 팬들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았던 김성근 감독 대신 제4대 SK 감독 자리에 오른 '굴러온 돌'이었기 때문이다.

감독 대행 시절 일부 성난 SK팬들은 그라운드에까지 내려와 김성근 감독 해임에 항의하며 잔디를 불태우기도 했고, SK가 난적 KIA와 롯데를 물리치고 삼성과 한국시리즈를 펼치는 포스트 시즌 도중에도 열렬한 응원 대신 싸늘한 시선을 보냈었다. 정식 감독 데뷔 후 덕아웃에서의 거침없는 감정 표현에 대한 일부 팬들의 거부감은 팀 성적 부진까지 겹치며 이만수 감독을 사면초가로 몰았다.


지난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던 한일 프로야구 레전드 매치에서 벌어진 해프닝은 감독 이만수에게 박힌 미운 털이 얼마나 크고 깊은 것인가 하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줬다. 사건의 발단은 일본팀 장훈 단장의 시구와 한국팀 김성근 단장의 시타 행사가 끝난 직후 일어났다. 공교롭게도 김성근 전 감독이 청한 악수를 이만수 감독이 외면한 것처럼 TV중계 화면에 잡혀 네티즌들이 또한번 들고 일어난 것.

한 언론사가 이를 기사화하면서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졌다. 순식간에 이만수 감독은 전임 감독이자 야구계의 어른인 김성근 감독이 보낸 화해의 악수를 외면한 예의없는 사람으로 치부되며 비난의 표적이 되고 말았다. 이후 두 사람이 이미 악수를 나눴다는 것이 또다른 동영상을 통해 확인되면서 해당 기사는 삭제됐지만 애꿏은 피해자가 된 이만수 감독의 하소연을 들어줄 곳은 없었다.


물론 이만수 감독이 그동안 신중치 못한 언행으로 언론과 팬들의 입방아에 오른 것은 사실이다.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직설적인 그의 성격이 수많은 안티를 양산한 원인이기도 하다. 그동안 프로야구 감독은 도무지 그 심중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표정을 감췄고 말을 아꼈던 것이 사실이다.

전형적인 감독 상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이만수 감독에게 오해의 시선이 쏟아지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겠지만 억측과 오해로 불거진 근거없는 미움을 생산해 내는 안티팬들과 이를 여과없이 기사화하는 일부 언론들도 이번 일을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


* 이례적으로 동아닷컴에서 신속하게 이와 관련한 사과 글을 올렸네요.
관련 링크 : http://sports.donga.com/3/all/20120721/479396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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