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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프로야구 전반기 결산, 상위권 네 팀의 빛과 그림자

by 푸른가람 2012.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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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치열했던 순위 다툼을 벌였던 2012년 프로야구가 전반기를 마쳤다. 검증된 우승후보 삼성과 KIA가 초반 몰락하면서 혼전 양상을 벌이던 순위 판도는 무더위가 시작된 7월 들어서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삼성이 독주 태세를 갖추고, 한화가 깊은 부진의 늪에 빠진 것을 제외하면 2위 롯데와 4위 두산과의 승차는 1.5게임, 6위 SK와도 겨우 2.5경기에 불과할 정도여서 섣부른 예단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각 팀별로 적게는 75경기에서 80경기를 치뤄 전체 일정의 60% 가까이를 소화했다. 21일 올스타전이 끝나면 본격적인 불볕 더위 속에 올라가는 팀과 내려가는 팀 사이의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위권 네 팀의 전반기를 결산하고 다가올 후반기를 전망해 본다.

 


▼ '완전체'가 되어 가는 강력한 우승후보 삼성

불과 두 달 사이에 삼성은 전혀 다른 팀으로 바뀐 듯 하다. 시즌 초반인 4월 믿었던 불펜진이 약속이나 한 듯 부진에 빠진데다 타선의 핵심인 최형우와 리드 오프 배영섭이 감을 찾지 못한 탓에 공수의 불균형 속에 삼성은 하위권을 헤맸다. 지난 5월 6일에는 한화전 패배로 지난 2009년 6월 23일 이후 1048일 만에 시즌 7위로 추락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부진 속에서도 제 몫을 다해준 선발투수 중심의 야구로 선회한 사이 힘을 비축한 불펜진도 심창민의 가세로 안정을 되찾아갔다. 타선도 '국민타자' 이승엽 영입 효과를 톡톡히 본 박석민이 데뷔 이후 최고의 활약으로 최고의 중심타선을 구축한데다 기동력과 장타력이 조화를 이루며 7월 들어 선두에 오른 뒤 가파른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뭔가 엇박자가 나던 마운드와 타선이 동반 상승하며 삼성은 모두가 두려워하던 최강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아직 2할대 초반에 머물러 있는 최형우와 배영섭이 제 페이스를 찾아주고, '안정권' 필승 불펜진이 좀더 안정감을 회복해 준다면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가장 가까운 '완전체'를 완성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올스타팀 롯데, 이제는 가을잔치 '단골 손님'

주포 이대호가 일본 오릭스로 떠났고, 좌완 선발 장원준의 공백으로 전력 약화가 예상됐지만 시즌 초반 강력한 타선의 힘을 바탕으로 상위권 질주를 계속했다. 임경완의 이적으로 휑해진 마운드를 보강하기 위해 정대현, 이승호를 SK에서 영입했지만 부상 탓에 재미를 보지 못했다. 다행스럽게도 최대성, 이명우, 김성배라는 히든 카드가 나타나 주면서 불펜 중심의 야구로 돌아선 롯데는 전반기를 2위로 마감했다.

불안한 뒷문은 김사율이 든든하게 마무리를 맡아줬고 홍성흔은 이대호의 공백을 잘 메워줬다. 2할7푼2리의 팀타율로 8개 구단 중 1위, 평균자책점도 3.64로 1위 삼성(3.54)에 이어 두번째다. 마운드와 타선이 균형을 맞춰주고 있어 지난 2008년 이후 5년 연속 가을잔치에 초대될 가능성이 높다.암호와도 같았던 '8-8-8-8-5-7-7' 롯데의 암흑기는 이제 잊어도 좋을 것 같다.


▼ 팀 창단 후 첫 가을잔치 노리는 넥센 영웅들

시즌 중반 한때 2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넥센의 상승세가 주춤해지긴 했지만 시즌 40승 2무 36패로 전반기를 3위로 마무리 했다. 김시진 감독의 부드러운 리더십 아래 투타의 전력이 한층 안정세를 더해가고 있다. 야구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던 해외파 김병현의 영입, 이택근의 복귀 등 구단의 공격적 투자가 만년 하위권에 머물던 넥센 선수들의 투지에 불을 지폈다.

리드오프 서건창이 공격의 활로를 열어주었고 팀 역사상 최강의 클린업 트리오 LPG(이택근 - 박병호 - 강정호) 타선이 점수를 쓸어 담았다. 잠재되어 있던 박병호의 장타력이 넥센 이적 후 빛을 발하고 있고, 나이트(9승)와 벤 헤켄(7승), 두 외국인 선발투수가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선발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불펜진이 조금만 더 힘을 내준다면 사상 처음으로 목동구장에서 포스트시즌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저력을 발휘하고 있는 몰락한 우승후보 두산

초반 출발은 좋았지만 상승세을 이어가지 못하며 41승 1무 38패의 성적으로 전반기를 4위로 마쳤다. 지난해 16승 7패 평균자책점 3.13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김선우가 부진하긴 했지만 니퍼트(9승)와 이용찬(7승)이라는 강력한 원투펀치에다 노경은(5승)이 활약해주며 선발 마운드가 한층 강화됐고 홍상삼과 프록터가 이어 던지는 뒷문도 한층 든든해 졌다. 여기에 짜임새 있는 두산 타선의 파괴력은 두말하면 잔소리. 공수주 삼박자를 완벽하게 갖춘 팀이 두산이었다.

하지만 주전들의 잇딴 부상과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주포 김동주, 최준석의 홈런 숫자가 격감하며 장타력이 약화됐고, 발빠른 야구를 펼쳐줘야 할 이종욱이 2할대 초반의 타율로 고전하고 있는 것 또한 공격력의 약화를 불러왔다. 전반기를 마친 현재 두산의 팀타율은 2할6푼4리로 지난해 같은 시기의 기록(.271)에 비해 떨어졌고, 특히 장타율은 3할8푼8리에서 올 시즌에는 3할5푼4리로 뚜렷한 하향세를 보여주고 있다.

부상 선수의 복귀 시기가 두산의 후반기 성적에 큰 영향을 끼칠 것임은 분명하다. 또하나, 김진욱 감독 부임 이후 두산 야구가 많이 바뀌었다는 팬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감독의 야구관에 따라 팀컬러가 변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지나친 색깔 덧씌우기는 분명 탈이 나기 마련이라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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