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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박찬호 vs 이승엽 맞대결에 쏠린 관심, 그러나 주인공은 장원삼이었다 - 삼성 vs 한화 4차전 리뷰

by 푸른가람 2012.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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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투타가 조화를 이루며 깔끔한 승리를 거뒀다. 어린이날을 맞아 이틀 연속 만원을 기록한 홈팬 앞에서 선발 장원삼의 호투와 안지만, 오승환으로 이어지는 계투진의 안정된 피칭 속에 타자들이 챤스 때마다 득점을 쌓아주며 한화에 5:0 완승을 기록했다. 오늘 승리로 어제 당했던 뼈아픈 역전패의 충격에서 벗어나 전열을 재정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

오늘 경기는 몇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었는데 무엇보다 팬들의 관심을 모았던 것은 해외파 박찬호와 이승엽의 맞대결 결과였다. 양 팀간의 경기 결과보다도 야구팬들은 술자리의 화제이자 가끔은 인터넷 상에서 거친 논란으로 불거지기도 했던 빅매치를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했을 것이다.  '박찬호와 이승엽이 붙으면 누가 이길까' 하는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진 것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더니 결과는 좀 허무했다. 결과만 놓고 보자면 박찬호와 이승엽의 투타 대결은 박찬호의 완승이었다. 오늘 경기에서 세차례 만났지만 이승엽은 박찬호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박찬호가 6이닝동안 8개의 피안타와 3개의 볼넷을 허용했을 정도로 압도적인 구위는 아니었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이승엽과의 대결에 그만큼 신경을 썼음을 느낄 수 있다.


삼성팬 입장에서는 장원삼의 부활 여부도 관심거리였다. 오늘 경기는 시즌 초반 선발 등판에서 연달아 부진한 피칭을 이어가다 결국은 불펜에서 컨디션 조절에 나섰단 장원삼이 다시 선발 로테이션 복귀 여부를 테스트받는 무대였기 때문이다. 배영수와 윤성환을 제외하고는 믿음을 주는 선발투수가 없는 상황에서 삼성으로선 장원삼의 선발 복귀가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장원삼은 올시즌 들어 가장 좋은 피칭을 선보였다. 6이닝을 던지며 5피안타 1볼넷만을 허용했지만 단 한점도 내주지 않는 안정적인 투구로 시즌 2승째를 기록했다. 물론 승리투수가 된 것도 장원삼에겐 기분좋은 일이지만 피칭 내용 자체가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 다음 등판을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 직구 구속은 그리 빠르지 않았지만 제구력으로 이를 완벽히 보완했다. 

롯데전에서 1이닝 6실점을 허용하며 첫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던 오승환도 9일만에 등판했다. 1과 1/3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내며 끝판대장 다운 위용을 되찾았다. 빠른 공은 시속 150km 초반까지 나왔고 변화구의 제구도 안정적이었다. 4명의 타자를 삼진 2개와 내야 땅볼, 외야 플라이로 막아내며 시즌 5세이브째를 올렸다. 10점대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점도 8점대로 낮췄다.

공격에선 하위 타자들의 활약이 빛났다. 특히 배영섭과 진갑용은 3안타씩을 기록하며 타선을 이끌었고 박한이도 2안타를 쳐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배영섭이 타격감을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 고무적이다. 김상수가 1번을 맡아 잘해주고는 있지만 삼성 타선의 득점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배영섭이 1번타선에 포진해 작년과 같은 활약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승엽, 최형우, 박석민 등 중심타자들의 타격감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쌍두마차처럼 삼성 타선을 견인했던 이승엽과 박석민은 숨고르기에 들어간 느낌이고 최형우는 살아날 듯 하면서도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하위 타선의 활약으로 이기는 게임도 있겠지만 역시 야구는 중심이 강해야 한다. 삼성이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되찾기 위해서 최형우가 하루빨리 살아나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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