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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주키치의 벽에 가로막힌 4연승 꿈 - 삼성 vs LG 4차전 리뷰

by 푸른가람 2012.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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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주키치의 벽은 높았다. 8회까지 주키치의 투구에 꽁꽁 묶여있던 삼성 타자들은 경기 막판 LG 불펜이 흔들리는 틈을 노려 반전을 노렸지만 힘이 부쳤다. 결정적 한방이 필요한 순간이었지만 가뭄의 단비를 내려줄 해결사가 보이지 않았다. 오늘 경기를 잡았더라면 중위권 도약을 노려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게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3연승의 상승세를 이어 나가려던 삼성 류중일 감독은 LG 에이스 주키치의 맞상대로 배영수를 내보냈다. 공의 구위로만 본다면 열세가 점쳐지는 게임이었다. 예상대로 배영수는 1회말 변화구 제구력이 흔들리며 위기를 맞았다. 1실점으로 막아낸 것이 다행일 정도로 자칫 1회에 승부가 결정될 수도 있는 대량실점 상황이었지만 베테랑의 관록이 빛을 발했다.


1회말 위기를 잘 넘기면서 배영수도 차츰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이후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투수들의 구위가 뛰어났다기 보다는 양팀 타자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특히 삼성 야수들은 잦은 실책성 플레이로 배영수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경험과 컨트롤로 버틸 수 밖에 없는 배영수를 생각한다면 야수들이 좀더 집중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는데 아쉽다.

타자들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도 배영수는 6과 2/3이닝을 2실점으로 틀어 막으며 선발투수의 책무를 다했다. 물론 공의 구위로 상대를 압도할만한 위력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벤치의 계산이 설 수 있는 피칭은 해줬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삼성 선발진은 안정감을 더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비록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지만 0:2로 끌려가던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집중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는 일단 고무적이다. 선두타자 정형식의 안타와 LG 마무리 봉중근의 견제 악송구로 맞은 무사 2루 챤스에서 1점을 뽑아냈지만 이어진 2사 만루, 절호의 역전 기회가 무위로 돌아가버린 장면은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대타로 나온 채태인 타석에서 어떻게든 결정을 지어줬어야 하는데 삼성 타선의 힘이 딱 거기까지였던 것 같다.

반면 승리를 챙긴 LG로서는 뒷맛이 개운치 못한 경기였다. 제구가 불안한 리즈를 대신해 새로운 LG 마무리 역할을 해줘야 할 봉중근의 컨디션이 그리 좋아보이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 했으면 다 잡았던 게임을 놓칠 뻔 했다. 완벽한 피칭을 펼쳤던 선발 투수가 덕아웃에서 손톱을 뜯으며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2012년 시즌 LG의 행보도 불안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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