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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1,048일만의 7위 추락, 꼴찌가 멀지 않았다 - 삼성 vs 한화 5차전 리뷰

by 푸른가람 2012.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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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는 친절하게도 1,048일만의 7위 추락이라며 날짜까지 확인해서 알려준다. 꼴찌를 달리고 있는 한화를 홈으로 불러들여 5월을 산뜻하게 시작해 보려던 삼성의 욕심은 계산대로 맞아 떨어지지 못했다. 오히려 1승 2패로 시리즈를 내주며 KIA와 순위를 맞바꿔 7위로 내려 앉았다. 이쯤되면 설마 하던 우려가 현실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삼성의 토종 선발진 가운데 그래도 가장 믿음이 가는 배영수를 선발로 내세운 삼성으로선 반드시 잡아야 할 게임이었다. 한화 선발 김혁민의 빠른 공이 위력적이라고는 해도 컨트롤이 안정적이지 못한데다 경기 경험도 풍부하지 못한 약점을 노련한 삼성 타자들이 물고 늘어지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게임이기도 했다.

하지만 출발부터가 좋지 못했다. 배영수는 1회초부터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강동우를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한상훈에게 큼지막한 좌월 2루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장성호의 내야땅볼과 김태균의 적시타로 2점을 허용했지만 어찌보면 2점으로 막아낸 것이 다행이라 여겨질 정도로 배영수의 초반은 불안했다.


빠른 공의 구위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는 상태에서 배영수의 제구 불안은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을 앞세워 6회까지 마운드에서 버티기는 했지만 상승세의 한화 타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6회 2사후에 한상훈에게 3루타를 얻어맞고 장성호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것은 사실상 오늘 승부의 결정적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오늘 패인을 배영수에게 돌리기에는 억울한 면이 많다. 타자들이 몇번의 챤스에서 집중력을 좀더 발휘해서 한두점을 뽑아줬더라면 배영수의 어깨를 가볍게 해 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특히 중심타선의 부진은 걱정스러울 정도다. 하위 타선에 포진한 손주인이 2안타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중심타선에서 단 하나의 안타도 쳐내지 못할 정도로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이제 삼성은 5월부터 치고 올라가 우승후보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다소 허황된 욕심보단 꼴찌로 떨어지지 않을 비책부터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 같다. 이번 3연전을 통해서 꼴찌 한화의 전력도 삼성에 비해서 결코 뒤질 것이 없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현 상태에 대한 보다 면밀한 진단과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막연한 믿음 보다는 당장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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