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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정근우, 고의든 아니든 앞으론 그러지 말자.

by 푸른가람 2007.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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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가 시작되기전 SK와 두산을 놓고 어느팀을 응원할까 고민고민하다 결국 SK로 마음을 정했다. 인천에 연고가 있는 것도 아니요, 좋아하는 선수가 있는 것도 아니요, 김성근감독을 존경해서도 아니다. 단지 내가 좋아하는 이만수코치가 수석코치로 있으며 이제 SK도 한번은 한국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맛봐야 할때가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서였다.

굳이 딱히 누굴 좋아하는 선수도, 싫어하는 선수도 없었지만 딱 한명 걸리는 선수가 있었다. 그는 바로 정근우다. 이선수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너무 투지가 넘쳐서 가끔 오버하는 것으로 보아 넘겨야 하는 건지, 정말 기본적인 매너조차 없는 선수로 치부해야 하는 것인지? 정규시즌에서도 그는 이런저런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는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 그다지 아름답지 못한 과거가 있는 정근우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또 한번 사고를 쳤다.

1:0으로 앞서던 두산의 5회초 공격에서 이종욱이 2루도루를 감행했다. SK 박경완의 송구는 원바운드되며 중견수쪽으로 빠져 나갔고 발빠른 이종욱은 3루를 향해 내달렸다. 이순간 또한번 이해할 수 없는 플레이가 나왔다. 2루 베이스를 아예 깔고 앉은 것도 모자라 3루를 향해 달리는 이종욱의 다리를 손으로 잡아챈 것이다. 이종욱은 중심을 잃고 쓰러지며 주루방해를 주장했지만 애매하게도 2루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전까지 심정적으로 SK를 응원하던 나를 힘빠지게 하는 단하나의 플레이가 나왔다. 이건 어느 팀을 응원하고, 누구를 좋아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이건 야구선수의 기본매너 문제다. 잘못되면 큰 부상을 당해 선수생명이 단축되거나, 심하면 끝나버릴 수도 있다. 비록 이 한 경기에선 적이지만 동업자 정신을 잊어서는 안된다.

정근우. 작지만 당찬 선수다. 투지가 넘치고 허슬플레이로 팀분위기를 띄우는 선수지만 이런 플레이를 더이상 용납해서는 안된다. 코칭스탭도, 동료도 이제 더이상 침묵해선 안된다. 팬들은 이런 '더티 플레이'를 보려고 야구장을 찾고, TV앞에 앉아 있는게 아니다.

한국시리즈다운 깨끗하고 정정당당한 승부를 주문해 본다. 1차전부터 양팀간에는 '몰카 감시설' 등으로 분위기가 심상찮다. 김성근 - 김경문감독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시리즈를 현명하게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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