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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롯데 vs SK PO 1자천 - 플레이오프 혈전의 서막, 정상호가 올렸다

by 푸른가람 2011.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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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패 뒤 3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SK의 저력은 역시 무섭습니다. 시즌 15승을 거둔 에이스 장원준과 8개구단 가운데 최강의 파괴력을 보유한 타선을 앞세운 정규리그 2위팀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치고 받는 타격전을 벌인 끝에 7:6, 1점차 짜릿한 연장 승리를 거두며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유리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경기 초반은 롯데의 페이스였습니다. 롯데 타선은 제구력 난조로 어려움을 겪었던 김광현을 끈질기게 공략하며 앞서 나갔습니다. 1회말에는 선두타자 김주찬의 벼락같은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얻었고, 2회말에는 김주찬과 손아섭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마운드에선 장원준이 SK 타선을 잘 막아주고 있었고, 열광적인 홈팬들의 응원까지 받고 있는 롯데로서는 손쉬운 승리를 거둘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큰 것 한방이 문제였습니다. 3:0으로 여유있게 리드해 나가던 4회초 수비에서 박정권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추격을 허용한 것이 화근이 되었습니다. 기세가 오른 SK은 4회 한 이닝에만 3점을 뽑아내는 타선의 집중력을 뽑내며 단숨에 동점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양팀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팬들의 애간장을 녹였습니다. 롯데가 전준우의 적시타로 한발 앞서나가자 SK는 박진만이 기어이 동점을 만들어 냈고, 7회초 1사 1루에서 터진 안치용의 큼지막한 투런 홈런으로 경기 막판 승기를 잡게 됩니다. 마운드에는 든든한 정대현, 정우람, 엄정욱이 건재한 SK로서는 거의 1차전을 잡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제 풀에 지쳐 게임을 포기할 법도 했는데 롯데 선수들은 더욱 강해져 있었습니다. 7회 조성환의 내야 땅볼로 1점차로 추격한 롯데는 8회말 이대호의 적시타가 터지며 기어코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확연히 달라진 롯데 타선은 추격에 불을 당겨 9회말에는 선두타자 황재균의 2루타로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는 절호의 챤스를 맞이하게 됩니다.

양팀 덕아웃의 치열한 지략 싸움이 이어지며 결국 1사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는 오늘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던 손아섭이 등장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경기는 거의 롯데의 끝내기 승리로 마무리될 것 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감이 좋던 손아섭의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일까요. 바뀐 투수 정우람의 초구를 공략한 타구는 2루수 정근우 정면으로 굴러갔고 믿기지 않는 병살타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끝내야 할 때 끝내지 못한 롯데의 불운은 곧바로 찾아왔습니다. SK 정상호가 선두타자로 나와 부첵으로부터 사직구장 좌측 담장을 직선타구로 넘어가는 결승 솔로 홈런을 뽑아낸 것입니다. 고비 때마다 터져나온 SK의 홈런 세방이 결국 플레이오프 1차전을 SK의 승리로 이끌었다고 봐야 하겠네요.

5전 3선승제로 펼쳐지는 플레이오프 승부에서 1차전 승리가 갖는 의미는 상당이 큽니다. 그것도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따낸 SK로서는 한층 여유가 생기게 됐습니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SK가 1패뒤 3연승의 신바람을 낸 것처럼 롯데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SK가 우승을 노린다면 빈틈을 보이지 않고 밀어붙여 플레이오프를 최단기간에 끝내야만 합니다. 잠시 여유를 찾는 순간 찾아오는 것은 바로 패배의 그림자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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