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감이 좋은 안치용을 5번타선에 배치한 것이 톡톡히 효과를 본 셈이다. SK로선 1,2차전에서 최동수와 이호준을 번갈아 5번타자로 기용했지만 무기력했다. 결정적인 한방을 터뜨려줘야 할 3번 타자 최정마저 무안타의 빈공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말 그대로 설상가상인 셈이었다.
이렇듯 어려운 처지에서 안치용이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줌으로써 이만수 감독대행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지게 됐다. 오늘 3차전에서도 2안타 2타점을 올려 KIA 투수들의 경계대상으로 떠올랐다. 극심한 부진에도 불구하고 이만수 감독대행은 여전히 최정을 3번 타선에 배치하고 있다. 변함없는 그의 믿음에 최정이 화답하는 날이 오면 SK의 상승세는 한층 견고해 질 것이 분명하다.
타선에서 안치용이 해결사 역할을 해줬다면 마운드에서는 선발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투수가 제 역할을 잘 해줬다. KIA에 비해 선발진이 쳐지는 것으로 평가받던 SK 였지만 오늘 3차전에서만큼은 고든이 모처럼 선발투수다운 활약을 펼쳤다. 고든은 5와 1/3이닝 동안 단 2개의 안타만 허용할 정도로 KIA 타선을 압도하는 구위로 팀 승리에 공헌했다.
고든이 선발싸움에서 우위를 보이자 뒤이어 나온 막강 불펜진도 무실점 완벽 피칭으로 경기를 매조지했다. 박희수 - 정대현 - 정우람 - 엄정욱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은 최강이라 평가받는 삼성 불펜에 비해 양과 질적인 면에서 전혀 뒤지지 않는 면모를 보이고 있다. 다만 걱정이라면 선발진이 두텁지 못하다보니 연투가 계속되고 있어 이로 인한 과부하가 우려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불펜투수들이 연투를 계속하고 있다. 물론 2차전이 끝나고 이동일이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피로를 덜 수 있다고는 하지만 포스트시즌과 같이 피로도가 높은 경기에서 3경기 연속 등판은 무리일 수 밖에 없다. 준플레이오프 승리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팀운영을 고려한 이만수 감독대행의 투수운용의 묘수가 필요한 대목이다.
4차전 선발투수로 SK는 윤희상을, KIA는 윤석민을 예고했다. 김광현의 등판을 점치는 사람도 있었지만 이만수 감독대행은 무리수를 두지 않았다. 3차전 승리의 여유가 있다고는 하지만 이 역시 쉽지는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단순하게 기록으로만 보자면 1차전에서 완벽투를 선보였던 윤석민의 압승이 예상되지만 승부는 쉽게 점치기 힘든 법이다.
1차전 완투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4차전에서도 1차전과 같은 위력적인 공을 던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기엔 휴식이 충분치 않아 보인다. 승부의 관건은 큰 부담감없이 마운드에 오르는 윤희상이 초반을 잘 버텨주느냐 하는 것이다. 만약 윤희상이 3, 4이닝을 잘 막아내 준다면 4차전 승부도 전혀 뜻밖의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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