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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롯데 vs SK PO 5차전 - '가을사나이' 박정권, SK 새 역사를 쓰다

by 푸른가람 2011.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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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한국시리즈 상대는 결국 SK로 결정되었습니다. SK는 비로 하루 미뤄진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박정권의 연타석 투런 홈런과 불펜진의 힘을 앞세워 8:4로 승리를 거두며 지난 2007년부터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삼성과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이어 2년 연속 정상을 놓고 재대결을 벌이게 됐습니다.

오늘 경기는 양팀 벤치의 지략 대결에서 SK 이만수 감독대행이 한수 앞섰다고 보여 집니다. 우천으로 인해 경기가 하루 더 늦춰진 덕분에 롯데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았지만 롯데 양승호 감독의 조급함이 결정적인 패인으로 작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5차전 선발로 예고된 송승준이 충분한 휴식을 갖고 등판할 수 있는데다 4차전에 불펜투수로 등판했던 장원준이 하루 더 체력을 비축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게 됨에 따라 마운드 운용에 한결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점은 4차전 승리의 상승세까지 타고 있는 롯데에겐 날개를 단 격과도 같았습니다.

오늘 경기도 초반은 롯데의 우세였습니다. 1회부터 SK 선발 김광현을 잘 공략하며 대량득점의 기회를 잡게 되는데 결국 롯데가 손에 넣은 점수는 단 한점에 불과했습니다. 물론 시리즈 최종전에서 선취득점이라는 것은 큰 의미가 있는 것이긴 하지만 최소 두, 세점은 넉넉하게 뽑아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매회 이어졌다는 점에서 분명 아쉬움이 남습니다.

시리즈 전체의 향방이 그러했듯 5차전에서도 롯데가 초반 승기를 확실히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잡지 못하자 '가을 사나이' 박정권의 역전 투런 홈런을 신호탄으로 곧바로 SK의 매서운 반격이 이어지게 됩니다. 물론 역전을 허용하긴 했지만 송승준의 구위가 전반적으로 괜찮았고 롯데 불펜진이 SK에 비해 약세를 보일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송승준을 좀더 오래 끌고 가는 편이 나았다고 보여집니다.

물론 결과론일 뿐이겠지만 전날의 우천 순연이 가져다 준 롯데의 호재였던 장원준 카드는 뼈아픈 실패로 끝났습니다. 4회말 2사후 좌타자 임훈 타석에서 장원준을 마운드에 올린 롯데 벤치의 복안은 분명 다음회에 나올 박정권까지만 잘 막아달라는 것이었겠지만 장원준은 세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롯데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습니다.

뒤이어 나온 부첵마저 나오자마자 어이없는 폭투로 추가실점하는 등 오늘 경기에서 롯데 벤치의 투수 교체는 매끄럽질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불펜의 힘이 SK에 비해 떨어지다 보니 누군가 부진에 빠져 버리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 밖에 없는 마운드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대목입니다. 


오늘 경기를 통해서도 드러났듯 SK의 저력은 역시 무섭습니다. 당초 전문가들로부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받았던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첫 경기를 내주고도 내리 3연승을 거두더니, 최강 타선의 롯데와도 최종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기어이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르고 마는 특유의 집중력을 보여줬습니다.

25일부터 시작되는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무대가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물론 9경기를 치르며 마운드의 부하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당장 한국시리즈 개막전에 낼 마땅한 선발투수감이 보이지 않는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SK 이기에 두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여유롭게 대비하고 있던 삼성의 지난해 복수전이 될 것인지, 아니면 SK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삼성을 누르고 정상에 오를 지 야구팬들의 이목이 대구구장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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