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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롯데 3차전 - 정신줄 놓은 삼성, 고삐를 죄라

by 푸른가람 2011.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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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프로답지 못한 경기였다. 1년에 한번이 아니라, 평생에 한번 볼까말까한 진풍경이 펼쳐진 삼성과 롯데의 사직 경기는 송승준이 초반 위기를 잘 넘기며 6과 2/3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친 롯데가 5:1 완승을 거뒀다. 롯데가 잘했다기 보다는 삼성이 실책과 어이없는 본헤드 플레이를 연발하며 자멸한 경기였다.

초반은 팽팽한 0의 행진이 계속되었지만 경기 내용은 삼성이 우세했다. 삼성 선발 차우찬은 3회까지 안타 하나, 볼넷 하나만을 내주며 롯데의 강타선을 꽁꽁 묶고 있었다. 롯데 송승준도 비록 실점 위기는 맞았지만 후속 타자들을 범타로 돌려 세우며 에이스다운 안정된 경기 운영을 펼쳤다.


승부의 추가 급격하게 기운 것은 4회였다.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것이 시작이었다. 조성환의 좌전안타로 무사 1,2루 위기로까지 이어졌다. 유격수 김상수와 좌익수 최형우 사이에 묘하게 떨어진 이대호의 타구는 좌익수앞 땅볼아웃으로 기록되긴 했지만 사실상 안타나 마찬가지였다.

급작스럽게 공이 가운데로 몰리더니 홍성흔과 강민호에게 연속으로 2루타를 허용하며 순식간에 스코어는 3:0으로 벌어졌다. 여기까지만 막았어도 충분히 반격의 기회는 있었다. 하지만 평범한 3루 땅볼을 박석민이 1루에 악송구하며 1점을 더 내준 것이 결정타였다. 삼성 선수들이 공수 전반에서 모두 집중력을 잃은 모습이었다.

박석민의 송구 실책에 이어 5회말에는 최형우가 실책을 범하는 바람에 어이없게 추가실점을 하며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삼성의 정신줄 놓은 플레이는 수비에만 그치지 않았다. 2회초 가코의 주루사야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이해한다 해도 채태인의 '2루 공과'는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해괴한 플레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보기 힘든 진기명기로 앞으로도 인구에 회자될 것이 분명하다.

경기를 하다보면 물론 오늘같은 날도 있을 수 있다. 최악의 플레이가 연속되며 경기를 꼬이게 만들 수도 있지만 오늘 경기는 도가 지나쳤다. 삼성의 전반적인 팀 분위기가 많이 느슨해져 있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전에도 몇번 지적하고 싶었는데 과연 류중일 감독의 믿음의 야구가 지향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진지하게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치열한 내부 경쟁이 사라져 버린 '믿음의 야구'는 선수들 사이의 긴장감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잘하든 못하든 언제나 주전이 보장되는 선수들에게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지도 모른다. 이대로 간다면 류중일 감독의 일부 선수들의 '믿음'은 얻을 수 있을 지 몰라도 대다수 야구팬들의 신뢰는 기대하기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고삐를 팽팽히 죄어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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