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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한화 2차전 - '팬'들도 '믿'을거야 '가'코 '믿'을거야

by 푸른가람 2011.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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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가코의 홈런포의 터졌다. 정규시즌 23경기, 92타석만에 터져 나온 가뭄 끝 단비였다. 류중일 감독은 '나믿가믿' 이라는 최고의 유행어를 만들어 내며 외국인 타자 라이언 가코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을 나타냈지만 가코의 장타가 터져주질 않아 내심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타자들은 적응에 시간이 더 걸리는만큼 좀더 여유를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긴 했지만 정규시즌 개막 후 한달이 지나자 팬들의 인내심도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장타력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타점 생산능력은 그나마 쏠쏠했던 가코가 삼진, 병살타로 무기력하게 기회를 끊는 경우가 잦아진 탓이었다.


겉으론 느긋해하던 가코가 위기감을 느낀 것일까. 4월의 마지막날에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기어코 그는 한국무대에서의 마수걸이 홈런을 터뜨렸다. 그것도 팀이 0:1로 뒤지던 4회 선두타자로 나와 대구구장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귀중한 동점포를 기록한 것이다. 그야말로 영양가 만점짜리 홈런이었다. 가코는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가코가 모처럼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면 마운드에는 장원삼이 있었다. 어깨 통증으로 시즌 초반을 2군에서 보냈던 장원삼은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6이닝 6피안타(1홈런) 1실점 QS 피칭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전날 불펜진의 동반 부진으로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하며 자칫 하락세를 맞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의 등판이었기에 부담이 큰 상황이었지만 에이스다운 관록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장원삼의 선발 로테이션 가세로 삼성은 날개를 달게 됐다. 지금까지도 삼성 선발진은 8개 구단 가운데 최강의 위용을 자랑했지만 좌완 장원삼까지 안정적으로 선발진에 합류하게 돼 난공불락의 5선발 체제를 꾸리게 됐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다소 요원하게 느껴졌던 6선발 체제 운영도 실현 불가능한 꿈만은 아닐 것 같다. 


차우찬, 카도쿠라, 장원삼, 배영수, 윤성환은 선발진은 좌우 균형에다, 힘과 관록을 두루 갖췄다. 어제 권혁, 권오준, 정현욱 등 삼성 불펜진의 핵심 요원들이 모두 난조에 빠진 탓에 안지만이 오늘 경기에서는 불펜으로 보직 변경을 하긴 했지만 불펜진이 안정만 되찾아 준다면 안지만, 정인욱 등을 언제든 제6선발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

문제는 불펜이다. 애시당초 시즌 초반 류중일 감독이 안지만을 선발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을 세웠던 것도 권오준, 오승환이 부활해 준다는 전제조건이 있었다. 다행히 오승환은 완벽하게 부활했지만 정현욱이 많이 불안한 모습이다. 공의 스피드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제구가 들쭉날쭉하고 결정적인 상황에서 여러차례 홈런을 허용하며 코칭스탭의 믿음을 잃은 상태다.

안지만에게는 아쉬운 일이지만 팀 사정을 생각한다면 당분간은 안지만이 불펜으로 돌아가야 한다. 오늘 경기에서도 볼 수 있듯 안지만이 불펜에서 2이닝 정도를 버텨준다면 경기 운영이 쉬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현욱에게는 휴식이 필요해 보인다. 2군에서 쉬면서 체력을 회복하고 다소 무뎌진 제구력을 연마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불펜의 힘으로 지탱해 온 삼성 야구는 지금껏 혹사로 인한 부상 우려가 늘 있어 왔다. 오승환, 권오준의 부상과 부진도 선동열 야구의 화려함에 가려진 그림자였다고 봐야 한다. 이제는 상황이 조금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허약했던 선발진이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선발진이 지금처럼만 해준다면 더이상 바랄 것이 없다. 욕심을 내 본다면 투구이닝을 조금 더 길게 가져주는 것 그것 뿐이다. 선발투수의 덕목인 6이닝은 기본으로 먹어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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