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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LG 6차전 - 절박함이 사라진 류중일 감독 '믿음의 야구'

by 푸른가람 2011.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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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삼성 선수들 야구 하는 거 보면 이런 놀이가 떠오른다. "야구장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개그하러 왔단다 왔단다 왔단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에게서 절박함이 느껴지지가 않는다. 신임 감독이 표명한 '믿음의 야구'가 주는 안락함 때문일까? 선수들 속마음이야 알 수가 없는 일이지만 겉으로 보이는 건 그래 보인다는 얘기다.

박현준과 차우찬, 양팀의 젊은 에이스간 맞대결로 경기 시작 전부터 팬들의 관심이 쏠렸던 경기였다. 결과는 다들 아시다시피 박현준의 판정승이었다. 박현준은 7이닝동안 7피안타 1사사구로 3실점했지만 타자들의 득점 지원을 받아 시즌 5승째를 기록하며 다승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박현준은 2회 삼성의 8,9번 타자 채상병과 김상수에게 믿기지 않는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며 패전 일보 직전까지 몰렸지만 6회 삼성 야수들의 실책이 이어지며 행운의 동점을 이룬데 이어 7회에는 조인성이 차우찬에게서 대구구장 좌측을 넘어가는 큼지막한 장외홈런을 터뜨려 준 덕분에 1년 후배 차우찬 앞에서 체면을 세울 수 있었다.

차우찬은 홈런 2방과 야수들의 실책에 울어야 했다. 1회초에는 선두타자 박경수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출발부터 불안했지만 2회 타자들이 역전을 시켜준 이후로는 안정을 되찾았다. 또 한번의 위기는 6회에 찾아왔지만 잘 넘어갈 수 있었다. 야수들이 정상적인 수비만 해줬다면 말이다.


6회 2점은 주지 않아도 될 점수였던 것이다. 3루수 박석민의 송구 실책과 발느린 좌익수 최형우의 대처가 아쉽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류중일 감독이 계속 이런 수비를 방치해 둘 것인지 궁금해진다. 우승이 문제가 아니라 최소 4강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현재와 같은 수비로는 언감생심이다. 아니 팀성적이 문제가 아니라 더이상 삼성 야구의 전통에 먹칠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류중일 감독 부임으로 팬들은 많은 기대를 가슴에 품었었다. 이제는 정말 뭔가 달라질 것이라고. 야구장을 떠났던 올드팬들이 다시 야구장을 찾아 선수들의 플레이에 환호하고 열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시즌 개막 한달이 지난 지금 많이 어긋나고 있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팬들은 선동열 감독을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난하고 싫어했던 것은 결코 아니다. 똑같은 이유로 최초의 프랜차이즈 출신 류중일 감독이라고 해서 모든 것이 다 이해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13년 동안이라고 했던가. 그 오랜 세월동안 코치 생활을 하면서 그 누구보다 삼성 선수들에 대해 잘 알고, 내부의 문제들에 대해서도 소상히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일부 선수들에 대한 끊임없는 '믿음'과 소통만을 떠나 이제는 그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하루하루가 치열한 생존 무대인 프로야구 판에 철밥통은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정당한 경쟁이 사라진 프로세계는 발전이 있을 수 없다. 류중일 감독의 믿음의 야구가 그저 '빛좋은 개살구'로 전락하지 않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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