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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야구없는 월요일, 프로야구 30주년 레전드 올스타 투표나 해볼까

by 푸른가람 2011.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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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에서 프로야구 30주년을 맞아 레전드 올스타 투표를 진행중이다. 마침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지 않는 월요일이라 시간을 내서 후보자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말 그대로 레전드 올스타란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스타들의 각축장이다. 포지션별로 그 수많은 후보 가운데 누가 뽑히더라도 충분한 자격이 있는 프로야구의 레전드 들이다. (물론 후보 선정을 놓고 논란의 여지가 전혀 없지는 않다)

10명의 후보가 나온 투수 포지션에서는 역시 국보급 투수로 불렸던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이 압도적으로 앞서 나가고 있다. 80년대 트로이카를 형성했던 최동원과 김시진이 그 뒤를 잇고 있지만 추격 하기에는 벅차 보인다. 나 역시도 팬심으로는 김시진 히어로즈 감독에게 한표를 던졌지만 결과에 영향을 줄 수는 없을 것 같다.


포수 포지션에는 다섯 명의 후보가 나왔다. 김무종과 장채근 등 2명의 후보를 배출한 해태의 저력이 나타난다. 김동수와 유승안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포수들도 이름표를 내밀고는 있지만 역시 프로야구의 신화와도 같은 '헐크' 이만수를 이기기에는 역부족이다. 프로야구 최초의 타격 3관왕이라는 대기록도 대기록이지만 역시 많은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놓은 스타성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스타임이 분명하다.

이승엽이 아직 현역에서 뛰고 있는 1루수 포지션에서는 프로야구 최초로 40홈런 고지를 넘은 연습생 신화의 주인공 장종훈 코치가 선두를 내달리고 있다. 당초 김성한 전 KIA 감독의 도전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됐는데 거의 두배 이상의 표 차이를 보일 정도로 홈런타자 장종훈의 이미지는 강한 것 같다. 

대표적인 호타준족 선수들이 모여있는 2루수 포지션에서는 악바리 근성의 '탱크' 박정태가 가장 많은 표를 받고 있다. 삼성 출신으로는 김성래(삼성 타격코치), 강기웅 2명의 후보가 몰려 있어 표가 갈릴 수 밖에 없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박정태의 아성을 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 누구보다 열성적인 롯데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박정태 코치의 올스타 선정이 유력해 보인다.


1루와 더불어 내야 포지션 가운데에 장타력을 보유하고 있는 해결사들이 많이 포진하고 있는 3루 포지션에서는 원조 '해결사' 한대화 한화 감독이 압도적인 표 차로 앞서고 있다. 팀은 비록 꼴찌로 떨어져 있지만 감독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하다. 미스터 롯데 김용희 해설위원과 김한수 코치가 그 뒤를 잇고 있지만 언감생심 올스타 욕심은 내기 어려워 보인다.

김재박 - 류중일 - 유지현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프로야구 유격수 계보대로 그 순위가 매겨진 유격수 포지션은 지금보다 박진만 은퇴 후의 결과가 더 궁금해진다. 류중일 삼성 감독이 현역(감독)의 잇점을 이용해 김재박 전 LG 감독을 9천여표 차이로 맹렬히 추격하고 있지만 순위 자체를 뒤집기는 어려울 듯 싶다.

총 15명의 후보 가운데 3명을 뽑는 외야수 포지션은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 그 엄청난 레전드 사이에서도 레전드로 꼽히는 대구상고 출신의 얼굴 큰 좌타자들이 사이좋게 1,2위에 올라 있다. 영원한 3할타자 양준혁과 장효조가 그 주인공이다. 양준혁이야 현역 은퇴 후 얼마되지 않았고 엄청난 야구팬들의 인기를 얻고 있기에 1등 자리가 당연하다고 여겨지지만 80년대 스타인 장효조가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2위에 올라있다는 건 조금 놀라운 일이다. 3위를 달리고 있는 이순철 해설위원과 전준호 코치간의 표 차가 많기 때문에 지금의 순위가 굳혀지지 않나 예상해 본다.


프로야구 유일의 4할타자 백인천, 콧수염 홈런왕 김봉연, 카리스마 넘치던 김기태, 프로야구 원년의 강타자 김우열, 헤라클레스 심정수가 포진하고 있는 지명타자 부문은 이번 레전드 올스타 투표의 백미를 장식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는 조금 싱겁기까지 할 정도다. 심정수가 거의 압도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는데 두산과 현대 시절 국민타자 이승엽과 자웅을 겨루던 그때의 포스를 생각한다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번 투표는 4월 29일부터 6월 19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레전드 올스타 선정은 팬투표(30%), 야구인(40%), 언론인(30%) 투표 결과를 합산해서 최종 KBO에서 결정한다고 하니 이 투표 결과가 최종 올스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야구인들과 언론인들의 선택도 팬심과 많은 차이는 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프로야구 30주년 레전드 올스타로 팀을 꾸린다면 그 팀은 어느 정도의 성적을 올릴 수 있을까. 그저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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