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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저물어가는 늦가을볕을 느끼게 했던 청송 보광사

by 푸른가람 2009.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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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소고택을 찾아가는 길에 우연히 마주친 안내판을 따라 무심코 들어간 곳이 보광사다. 큰 길에서 차 한대가 드나들 수 있는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라 산으로 조금 들어가면 그곳에 보광사가 있다. 입구에 오래된 보호수가 한그루 서 있어 운치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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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보광사라는 사찰 자체는 크게 볼 것이 없다. 인터넷에서 보광사를 검색해 보면 같은 이름의 사찰이 수도 없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청송의 보광사는 규모가 작아서인지 자료 자체도 적은 편이다. 보광(普光)이라는 이름이 좋은가 보다. 한자도 똑같은 이름의 사찰이 서울부터 시작해 전라도까지, 전국 구석구석 없는 곳이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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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소고택이 그렇듯 이곳 보광사도 청송심씨와 관련이 깊다. 수많은 정승, 왕비와 부마를 배출한 명문가문의 자취를 지금도 느낄 수 있다. 경북 청송군 청송읍 덕리 보광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보광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0교구 본사인 은해사의 말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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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신라 문무왕 8년인 668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하나, 정확한 연대는 그보다 4년뒤인 672년경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선시대 세종대왕의 정비인 소헌왕후 심씨가 보광사 인근에 청송심씨 시조묘가 있다 하여 추모재라는 재실과 만세루를 짓고 원당사찰로 삼았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청송심씨 종친들이 이곳을 중히 여기고 자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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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모습으로는 과거 영화롭던 보광사의 모습을 짐작하기도 어렵다. 극락전과 산신각, 만세루, 추모재, 요사채가 건물의 전부다. 그나마도 추모재는 보기 안스러울 정도로 낡은 모습이다. 그나마 극락전이 1984년 12월 29일에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84호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고, 청송심씨의 문중 제각으로도 쓰이는 만세루는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72호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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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로부터 많이 떨어져있는 청송, 그 읍내로부터도 한참 떨어져 있는 보광사는 그래서인지 찾는 이도 많지 않아 고즈넉한 느낌이다. 찾은 때가 늦가을이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이날은 스산함마저 느껴졌다. 고요한 산사를 지키고 있는 늙은 개 한마리가 보광사의 이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내려오는 발걸음이 왠지 쓸쓸했던 곳. 따뜻한 봄날에 꼭 한번 다시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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