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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알려지지 않아 더욱 아름다운 김룡사 숲길

by 푸른가람 2009.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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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오대산 월정산 전나무 숲길을 다녀온 적이 있다. 영화나 드라마의 배경으로도 여러번 소개되어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곳인만큼 숲길은 많은 인파로 붐볐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있는 잘생긴 전나무들과, 숲이 선사하는 상쾌한 공기는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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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웠던 것이 있다면 역시나 번잡함일 것이다. 월정사 전나무 숲길을 상상할 때면 난 항상 새벽의 고즈넉함을 그려왔었다. 월정사 전나무 숲길은 숲이라기 보단 웬지 잘 정비된 산책로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여기도 원래는 그랬을 것이다. 알려지지도 않았고 그래서 아는 사람만이 찾는 보물같은 곳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 알려지고 인터넷과 신문, 방송을 타면서 달라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을 맞이한 것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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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뒤 김룡사 숲길을 홀로 걷게 되면서 난 월정사 전나무 숲길을 떠올렸다. 물론 이 길이 월정사 숲길처럼 유명한 것도 아니요, 그래서 그만큼 잘 정비된 것도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김룡사로 들어서는 초입에서 보장문에 이르는 숲길의 아름다움은 월정사의 그것보다 못하지 않다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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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찾는 이 없는 평일 오전의 한적함이 주는 쾌적한 기분이 그 감흥을 더 해주었음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나중에 다시 한번 이 길을 걷게 된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김룡사 숲길을 꼭 소개시켜 주고 싶다. 나만의 보물로 꼭꼭 숨겨둘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감쳐준다고 해서 올 사람들이 못찾아오는 것도 아닐테니 이 정도의  호의는 적당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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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룡사 숲길이 지금과 같은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김룡사가 자리잡고 있는 문경 운달산이 향탄봉산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향탄봉산(香炭封山)이란 능묘의 제사에 쓰이는 향나무와 목탄을 조달하기 위해 수목을 보호하던 산이란 뜻이다. 역시나 자연을 온전히 보존하려면 어느 정도의 규제는 불가피한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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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숲길을 지나면 천년고찰 김룡사를 만날 수 있다. 김룡사는 경북 문경시 산북면에 위치해 있으며 불교 조계종 제8교구의 본사인 직지사의 말사이다. 신라 진평왕 10년인 588년에 운달이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원래 이름은 운봉사였으나 몇차례의 중건을 거쳐 1649년에 김룡사로 개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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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뭐라 그럴까 참 많은 것을 품어 안고 있는 사찰이란 느낌을 받았다. 물론 그 안에 천년이 넘는 세월이 있고, 수많은 사람들의 기원을 담고 있으니 그럴만도 하다. 김룡사 경내를 거닐며 작은 빨래집게 하나하나, 구석 한켠에 놓여 있는 장독대를 보며 다른 사찰들과는 다른 김룡사만의 독특한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다. 좀더 서민적이라고 해야 하나? 그래서 좀더 정겨운 느낌이 드는 절이 바로 김룡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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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일반인의 출입을 금하는 곳도 있다. 절의 가장 안쪽에는 스님들의 수행을 위한 전각이 있다. 감히 범접하기 어려워 발을 돌려야 했다. 김룡사 뒷편의 소나무숲과 파란 하늘, 그리고 사찰의 오밀조밀한 건물들이 주는 멋진 조화 역시 김룡사를 다시 찾게 만드는 매력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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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하나 김룡사에서 빼먹지 말고 들러봐야 할 곳이 있다. 해우소다. 근심을 풀어주는 곳이라는 뜻인데 쉽게 말하면 화장실이다. 요즘 웬만한 고찰들도 화장실만은 현대식으로 잘 지어 놓은 곳이 대부분이다. 깊이를 알 수조차 없는 전통 사찰의 해우소를 경험하기란 참 쉽지 않다. 그 느낌을 제대로 느껴보려면 이곳 김룡사 해우소에 들어가봐야 한다. 정말 그 곳에 서는 순간 강렬한 기억이 뇌리에 남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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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룡사는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사실 김룡사를 알게 된 것은 한참 전이다. 김룡사 초입에 식당이 몇곳 있는데 이곳의 능이버섯이 꽤 유명하다. 생긴 건 그다지 맛있어 보이지 않지만 직접 한번 맛보면 왜 사람들이 '송이보단 능이'라고들 하는데 알게 될 거다. 김룡사 숲길이 주는 상쾌함과 더불어 능이버섯의 담백한 맛까지 더한다면 올가을 김룡사 여행은 최고의 선택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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