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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불교의 거목들이 거쳐간 천년고찰 사불산 대승사(大乘寺)

by 푸른가람 2009.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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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볼 때 불교가 삼국시대와 고려시대를 이어가며 융성했으니 웬만한 사찰들이 천년을 훌쩍 넘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것은 당연한 것일 지도 모른다. 일반인들에게 그리 알려지지 않은 시골의 작은 사찰들도 비록 규모는 작을 지 몰라도, 그 역사에 있어서는 모자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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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하려는 대승사도 자료에 따르면 신라 진평왕 9년(587년)에 창건했다 하니 간단히 셈해 보아도 1,400년이 넘는 오랜 세월동안 이땅의 민초들과 함께 고락을 함께 했다고 할 수 있겠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경북 문경시 산북면 사불산 자락에 위치해 있고 조계종 제8교구 직지사의 말사이다. 신라시대의 고승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이곳 사불산에서 아침저녁으로 만나 서로의 수행을 점검했다고 하고, 고려시대의 나옹선사도 이곳 대승사에서 출가했을 만큼 불교의 거목들이 거쳐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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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신라 진평왕 9년에 커다란 보자기에 쌓인 사면석불이 공덕봉 중턱에 떨어졌는데 사면에 불상이 새겨진 사불암이었다고 한다. 왕이 소문을 듣고 이 곳에 와서 예불을 올리고 절을 짓게 하여 '대승사'라고 사액하였다. 그 뒤에 산 이름을 사불산이라고 하였는데 지금도 대승사로 들어가는 일주문에는 '사불산 대승사'라고 씌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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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승사는 비교적 아담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데, 천오백년을 이어오는 동안 수많은 전란과 조선시대의 억불정책 등으로 당초보다 많이 규모가 작아진 것으로 추측된다. 1922년와 1956년에는 큰 화재가 일어나 사찰의 대부분이 소실되었다고 하니 아쉽게도 대승사의 원래 모습은 그저 미루어 짐작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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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사는 템플스테이로도 많이 알려져 있는 듯 하다. 그래서인지 요즘도 대승사 경내에는 이런저런 공사가 한창이다. 많은 손님들의 식사대접과 잠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공사로 보인다. 고즈넉한 산사의 모습을 기대하고 찾을 요량이라면 한동안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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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경내 한복판에 포크레인이 우뚝 서 있는 모습은 사뭇 이채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전국의 웬만한 사찰에서는 요즘 풍경소리보다 중장비의 기계소음이 더 크게 느껴진다. 사찰 자체적으로 교세를 확장하거나, 혹은 지자체에서 예산을 투입해 사찰을 관광자원화 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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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불교 뿐만 아니라 종교 자체가 지나치게 규모를 늘이고, 외양을 화려하게 치장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내용과 실질이지, 외형과 격식은 아닐텐데도 본말이 전도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조금 마음이 허해지려는 찰라 이처럼 어여쁜 견공 두마리를 만나 마음을 달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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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우측, 그러니까 일주문을 들어서면 정면에 바로보이는 건물이 대승선원이다. 무량수전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법당과 스님들의 요사채로 사용되고 있다. 대승사를 찾았을 때에는 스님들이 정진중이므로 출입을 금한다는 안내문을 보고 감히 대승선원 경계를 넘질 못했다. 이곳 대승선원은 1944년에 성철스님이 3년간 눕지않고 앉아 정진하는 장좌불와(長坐不臥)를 계속한 곳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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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손님맞이 준비로 분주한 대승사는 공사가 끝나더라도 여전히 많은 이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을 것 같다. 물론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니니 사찰이 억압을 피해 산으로만 들어가야 하는 법도 없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자리에 절이 있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왠지 고즈넉한 산사에 들어서야만 잡다한 속세의 때가 온전히 벗겨질 것 같은 느낌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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