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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맑고 서늘한 느낌 그대로의 청량산(淸凉山)

by 푸른가람 2009.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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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을 청(淸), 서늘할 량(凉), 청량산(淸凉山)은 경북 봉화군 재산면, 명호면과 안동시 예안면의 경계에 있는 산입니다. 주봉인 장인봉의 높이는 해발 870m로 그다지 높거나 험하지는 않습니다. 이 청량산 앞길을 수십번은 넘게 다녔으면서도, 심지어는 청량산 입구, 청량산관리사무소에도 여러번을 다녀갔으면서도 정작 청량산과의 제대로 된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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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처럼 청량산은 맑고 서늘했습니다. 대부분의 산들이 그렇듯 이 청량산도 가을의 경치가 제일이라고 합니다. 자연경관이 수려해 예로부터 소금강이라 불렸는데 청량산을 휘감고 도는 낙동강을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맛이 아주 그만이라고들 하네요. 이번 산행에서는 순간의 귀찮음을 이기지 못하고, 바로 지척에 있는 정상을 밟아보지 못한 아쉬움이 가슴에 남습니다. 조만간 또한번 청량산을 찾아야할 핑계거리를 남겨뒀다고 위안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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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산도립공원 홈페이지에는 5개의 등산코스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길게는 6시간이 소요되는 7km짜리 산행 코스(입석 → 경일봉 → 자소봉 → 장인봉 → 청량폭포)가 있는가 하면 가볍게 산책하는 기분으로 다녀오는 2시간짜리 코스(산성입구 → 공민왕당 → 축융봉 → 산성입구)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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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량산도립공원 홈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는 청량산 등산코스

청량산을 다녀온 이의 설명에 따르면 어느 코스든 그다지 힘들지는 않다고 합니다. 저역시 짧은 첫 산행이었지만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코스를 잘 선택했던 덕분에 길고 지루한 계단을 오르지 않을 수 있었던 것도 다행이었지요. 청량사에서 장인봉, 전망대, 하늘다리로 오르는 계단길을 오르는 건 생각보다 고역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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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 쉬엄쉬엄 정상을 향해 오르다보면 어느새 하늘다리를 건너게 됩니다. 하늘다리는 청량산의 자란봉과 선학봉 사이를 잇는 길이 90m의 현수교로, 산 정상에 설치된 현수교로는 가장 큰 규모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상이라 바람도 많이 부는데가 출렁다리를 건너게 되면 좌우로 자연스레 흔들리게 되는데 고소공포증이 있는 분들에게는 힘들게 느껴질 것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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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지는 얘기로는 참여정부 시절 실세였던 모 국무총리가 청량산에 올랐다가 자란봉과 선학봉을 오르내리는 길이 너무 힘들어 다리를 놓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한 것이 계기가 되어 건설되었다고 하는데 사실을 확인하긴 어렵겠네요. 하늘다리는 2008년 5월말에 개통되어 지금은 청량산을 찾는 이들이 빼놓지 않고 찾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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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한가운데에는 밑부분을 투명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다리 아래가 훤히 보이도록 해놓았습니다만 의도와는 달리 그다지 공포스럽지는 않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하늘다리 보수로 인해 통행이 제한되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현장에서 공사는 계속되고 있지만 통행상에 불편은 없는 상황입니다.

한가지 알려드리자면 봉화군에서 하늘다리에 이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바로 '모험의 다리' 라는 것인데, 그 규모부터가 격이 다릅니다. 모험의 다리는 청량산과 낙동강 건너편의 집단시설지구 사이를 잇는 세계최장의 현수교 형식의 출렁다리로 계획되어 있는데, 그 길이만도 700m가 넘고, 지상으로부터 수백m 상공에 건설되어 걸어서 청량산의 주요 봉우리와 낙동강의 물굽이를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아직은 계획단계이고, 건설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에 언제쯤 새로운 다리가 청량산에 건설될 지는 알 수 없지만 봉화군의 의지대로 이 다리가 만들어진다면 청량산의 새로운 볼거리가 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물론 지금과 같은 청량산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해쳐서는 안된다는 것은 당연한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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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리를 건너 수많은 계단을 걸어 내려오다보면 드디어 천년고찰 청량사에 당도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산사들이 그렇듯 청량사에서도 고즈넉함과 여유, 평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저 아무말 없이 한참을 앉아 땀을 식히며 주변의 봉우리며 사찰의 이곳저곳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청량산을 오른 보람이 있습니다. 청량사는 사방이 산을로 둘러싸여 탁 트인 맛은 없지만 나름의 아기자기하고 오밀조밀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청량사에 대한 소개는 다음 포스팅때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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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만나게 되면 다음에 다시 보고싶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두번다시 얼굴 대하기 싫은 경우도 있지요. 모든 사물이 다 그런 것 같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청량산은 첫인상이 무척 좋았습니다. 물론 이전부터 주위에서 좋은 얘기들을 많이 들었던 탓도 있겠지만 역시 듣던대로 꼭 가볼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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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녹음이 우거진 산길을 따라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구석구석 피어있는 야생화들을 궁금해하며, 좋은 사람과 함께 걸었던 청량산은 아주 오랫동안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바로 몇해전 겨울, 꽁꽁 얼어붙어 있던 마음을 닮았던 청량산은 어느새 그 넉넉한 품을 푸르름으로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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