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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치고 울릉도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섬의 크기는 72.56㎢으로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동해바다에서 유일하다시피 한 섬인데다, 부속도서인 독도로 인해 거의 매년 유명세를 톡톡이 치르곤 한다. 오징어의 대표적인 산지였으나 최근에는 그 어획고가 대폭 줄어들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여름밤 방파제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울릉도 근처 바다를 환하게 비추는 오징어잡이 배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었다.
울릉도를 처음 가 본 것이 2002년 7월의 어느 여름날이었다. 가까운 섬이야 몇번 가 본 적이 있지만 고속훼리를 타고도 세시간은 족히 걸리는 먼 섬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울릉도를 다녀온 수많은 선배들의 조언들을 따라 배에 오르기전 멀미약과 키미테(?)를 귀에 붙이고서야 배에 오를 수 있었다.
배멀미는 예상보다 심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를 괴롭혔던 것은 내 주위에서 괴로운 몸짓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신음소리와 배 안의 밀폐된 공간을 가득채운 묘한 냄새들이었다. 그렇게 울렁이는 동해의 높은 파도를 헤치고 드디어 당도한 울릉도는 말 그대로 동해의 신비로운 섬, 그 자체였다.
작은 섬이라지만 사실 없는 게 없는 섬이다. 등산 좋아하는 사람들이 빼놓지 않는다는 성인봉에다, 작은 섬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나리분지의 너른 들도 인상적이었다. 일주도로를 따라 울릉도 해안도로를 차로 달리는 기분도 상쾌했고, 전망대에 올라 푸른 동해의 주인이라도 된 것처럼 기분을 내보기도 했다. 이 전망대에서는 맑은 날이면 직선거리로 92km 떨어져 있는 독도를 볼 수도 있다고 한다.
육지에서 울릉도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것도 좋지만 역시 유람선을 타고 울릉도 주위를 한바퀴 돌아보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다. 삐쭉하게 솟아있는 송곳바위며 코끼리바위의 모습은 배를 타고 바다에서 보아야만 제대로 된 구경을 할 수가 있다. 유람선으로 달려드는 갈매기들에게 새우깡을 던져주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가끔 은혜를 똥으로 갚는 배은망덕한 갈매기도 있으니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지난해 겨울 두번째로 울릉도에 갔을 때는 새로 생긴 모노레일을 우연히 타 보게 되었다. 만들어진 지 얼마되진 않은 것 같았는데 가파른 암벽을 따라 오르며 바다를 바라보는 것도 나름 운치가 있었다. 지금보단 좀더 길게, 코스를 다양하게 만든다면 울릉도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제주도는 삼무(三無), 오다(五多)의 섬이라고 한다. 3무는 말 그대로 세가지가 없다는 뜻인데 울릉도에는 도둑, 공해, 뱀 세가지가 없다고 한다. 반면에 5다는 다섯가지가 많다는 뜻이다. 무엇이 많은고 하니 향나무·바람·미인·물·돌이 많다는 뜻이다. 향나무도 많고, 바람도 많고, 물과 돌도 많은 것은 확인했는데, 유독 미인이 많다는 것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겨우 두번밖에 못가봤으니 아직 단정짓기에는 이를 지도 모른다. 매번 일 때문에 울릉도를 가다보니 여유롭게 울릉도의 이곳저곳을 둘러볼 기회가 없었다. 시간에 쫒기듯 이름난 곳을 다니다보니 돌아올 때면 매번 아쉬움이 남는다. 동해의 신비로운 섬 울릉도. 그 신비를 제대로 파헤칠 그날이 언젠가 오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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