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1년 만에 다시 남경대를 찾았다. 이곳 남경대는 봄날의 샛노란 개나리 터널이 매력적인 곳이다. 지난해 이맘때쯤 남경대에 관한 글을 포스팅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5월 중순쯤이라 이미 개나리는 다 지고 그 노란 빛을 파랗게 우거진 녹음이 대신하고 있었다. 1년후 개나리 터널을 사진으로 찍어 보여주리라던 그때의 약속을 지킬 수 있어 다행이었다.
반변천의 시원한 물줄기를 곁에 두고 남경대는 나즈막한 언덕 위에 세워져 있다. 온통 노란 빛의 향연이다. 개나리가 이쁜 꽃이란 생각은 해 본 적이 있지만 강렬한 그 노란 빛만은 다른 꽃들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제일 먼저 봄이 왔음을 가장 강렬한 빛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바로 개나리가 아닌가 싶다.
1년여의 세월이 지났건만 남경대의 모습은 여전하다. 아무도 찾는 이 없이 고요하고 한적하다. 이따금씩 불어주는 시원한 강바람이 따가운 봄볕에 흘러 내리는 땀을 식혀준다. 소나무들이 누각 주변을 포근히 감싸안아 주고 있다. 남경대 앞에 펼쳐진 넓은 마당을 한가로이 걸어봐도 좋다.
이곳에 오면 잠시나마 시간이 멈춰 선 듯한 착각에 빠지곤 한다. 개나리와 솔숲에 가려져 주변의 시선에서도 자유롭다. 산과 들, 그리고 반변천. 남경대 주변의 풍경들도 모두가 느릿느릿하다. 그 누구도, 그 어떤 존재도 '빨리빨리' 라는 말로 재촉하지 않는다. 굳이 슬로라이프를 체험하러 전국의 명소를 찾아 떠날 필요가 있을까. 이곳 경북의 오지 영양에만 와도 천천히 사는 슬로라이프를 그 어떤 간섭도 받지 않고 온전히 즐길 수가 있다.
* 반변천 경치좋은 곳에 세워진 영양 남경대 : http://kangks72.tistory.com/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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