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댐 주변을 따라 난 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아주 좋습니다. 특히나 요즘처럼 벚꽃이 만개할 때면 더 말할 것도 없겠지요. 영천댐은 경북 영천시 자양면 성곡리에 위치한 다목적댐으로 1974년 10월에 공사를 시작해 6년만인 1980년 12월에 준공을 보게 됩니다. 총 저수량이 9,640만톤으로 안동댐이나 임하댐에 비해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포항에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영천댐에서 상류의 자양면 쪽으로 가다보면 도로 옆에 세워져 있는 표지판을 만나게 됩니다. 강호정, 오희공종택, 하천재, 사의당, 삼휴정, 오회당 등의 문화재가 인근에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 문화재들은 영천댐 수몰 당시에 지금의 위치로 옮겨져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곳을 여러차례 다녔으면서도 왜 그전에는 이 커다란 표지판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지 모를 일입니다. 아마도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겠지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지금에야 사진에 취미를 갖게 되면서 주변의 사소한 것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니 자연스레 예전에 스쳐 지나가는 것들도 예사롭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일 겁니다.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걷기에 편한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어느 블로그에 들어갔다가 이 곳의 가을 풍경을 보고 기대를 가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노란 은행나무 잎들과 울긋불긋한 단풍이 풍경을 더욱 윤택하게 해주고 있었는데 잔설이 군데군데 남아 있는 겨울끝 풍경은 역시 색이 다채롭지 못합니다.
비록 원래 있던 자리는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오랜 역사를 지닌 고택들이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럽습니다. 앞으로는 원치 않은 이유로 쫓겨가는 일이 생기지 않길 바래야겠죠. 또 수백년의 세월이 흐른 뒤 이 곳에서 또다른 전설과 마주치게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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