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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모래시계 촬영지 정동진에서 맞이한 해돋이

by 푸른가람 2010.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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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正東津)이란 이름은 한양의 광화문을 기준으로 정방향으로 동쪽에 위치한 나루라는 뜻이다. 지금처럼 과학기술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인데도 우리 조상들은 이쪽이 정동 방향인지 어떻게 알았을지 궁금하다. 어쨌든 신라시대 때로부터 임금이 용왕에게 제사를 지낸 자리였는데 지난 2000년에 밀레니엄 해돋이 축전을 치룬 이후로 전국적인 해돋이 명소가 되었다는 설명이다.
 


사실 정동진이 지금처럼 유명해진 데에는 한편의 드라마가 큰 역할을 했다고 보는게 더 정확할 것이다. 1994년 전국을 말 그대로 '강타'했던 드라마 '모래시계'에 소개된 이후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이다. 전국적으로 보면 드라마나 영화, 혹은 TV 프로그램에 소개된 이후 갑작스레 명소가 되는 곳이 한두곳이 아닌데, 정동진은 그 원조 쯤 된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정동진을 스치고 지나간 적은 몇번 있었는데 실제 가보니 무척 작은 동네라는 사실에 놀랐다. 전국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면 기반시설도 잘 갖춰진 관광지일 줄 알았는데 기대보단 못했다. 그래도 전국적인 일출 명소라니 새벽에 시간을 맞춰 바닷가로 나갔다. 구름이 깔려 있어 수평선 너머로 고개를 내미는 태양의 모습을 보긴 어려운 날씨였다.


장소가 좋다고 해서 멋진 일출사진이 그저 나오는 건 아닌가 보다. 순식간에 떠오르는 해를 허겁지겁 카메라에 담아보지만 결과물은 역시 그저 그렇다. 장비 탓을 하려니 명장은 연장을 탓하지 않는다는 말이 떠올라 그마저도 못하겠다. 온전히 사진으로 옮길 순 없었어도 눈으로 직접 본 정동진 일출은 아름다웠다.


정동진 일출만 보려고 정동진을 찾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주변에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관광명소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강릉으로 가면 경포대, 오죽헌, 선교장, 등명락가사 등이 있고, 테라로사 커피공장, 참소리 축음기박물관 등 특이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으니 하루나 이틀 정도 머물면서 한꺼번에 유람해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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