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하가 예능프로그램 녹화도중 눈물을 흘려 녹화가 잠시 중단됐다고 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MBC-TV에서 토요일 밤에 방송되는 '명랑히어로 - 두번살다'라는 프로그램이다. 요즘은 연예인들의 가상 장례식이라는 컨셉으로 방송이 되고 있다. 장례식장에 조문온 게스트들이 생전의 주인공을 추억하고, 주인공은 천상의 방에서 그들의 대화를 엿들으며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다.
어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정준하가 장례식의 주인공이었다. 유흥주점 불법, 탈세 운영으로 세간의 쏟아지는 비난을 한몸에 받았던 그였다. 그로 인한 맘고생이 많았음을 방송에서 털어 놓았다. 그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았던 노브레인 서바이버 방송 이후 고착되어버린 '바보'와 '식신' 이미지에 대한 솔직한 감정 표현도 있었다.
독설가 김구라는 이날도 여전히 가라오케 얘기를 빼놓지 않고 정준하를 자극했고, 게스트로 출연한 김원준, 최코디 등은 정준하의 비리(?)를 낱낱이 폭로했다. 그때마다 정준하는 그들을 제지하기 위해 끼어들었다. 물론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한 설정이었을 수도 있지만 시청자들이 보기에 편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명랑히어로의 컨셉은 출연자의 감춰진 면을 들춰내는 것이다. 시청자들도 그것을 즐기는 것이다. 두려웠다면 차라리 출연을 하지 않는 편이 낫다. 굳이 게스트들의 입을 막을 필요는 없었다.
정준하는 연예가 생활을 되돌아보던 도중 "재능도 없는데 많은 분들께 사랑을 받아온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다"며 "바보처럼 살면서 순수한 연예인으로 호흡하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 같아 죄송스럽기도 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읽다 끝내 눈물을 보였다. 아마도 이 프로그램 출연자중 가장 격한 반응이 아니었나 싶다. 데뷔초기나 지난해의 마음고생이 떠올라 감정이 북받쳤던 것으로 보인다.
정준하는 이미지 개선을 위한 노력에 나서고 있다. 언론 노출과 방송활동 역시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오늘은 소아암환자를 돕기 위해 6천만원을 쾌척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남몰래 선행'이라고 하는데, 지난해에도 언론에 나온 바 있으니 남몰래 선행이라고 하기엔 좀 쑥스럽다. 물론 선행을 감출 필요는 없다. 감춰진 선행만이 아름다운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에 앞서 솔직한 고백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시청자들은 그를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다. 굳이 눈물속에 진실을 감추고 미화하려고 하지 말고 툭 털어놓는 편이 정준하에게는 최선의 선택이 되지 않을까?
'세상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악의 경제위기속 파업을 꿈꾸는 현대차 노조 (395) | 2009.01.21 |
---|---|
'아내의 유혹' 막장의 끝은 어디일까 (376) | 2009.01.11 |
이웃집 아저씨 박찬호, 강호동과 '1박2일'을 구원하라 (2) | 2008.12.28 |
박중훈쇼, 뭘 보여주겠다는 것인가 (0) | 2008.12.22 |
SBS와 관중의 지나친 열기, 김연아는 부담스럽다 (0) | 2008.12.13 |
법원의 '존엄사 인정', 논란보다는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 (0) | 2008.11.29 |
휘발유값이 원유가격보다 싸다? (0) | 2008.11.09 |
야생으로 돌아가는 '1박2일' (1) | 2008.11.08 |
'윤도현의 러브레터', 결국은 완전 폐지 (0) | 2008.11.08 |
오바마의 인기를 실감케하는 낚시성기사 (0) | 2008.11.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