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두산 시범경기 1차전 - 제5선발 자리는 무주공산

 

2015년 프로야구가 시범경기 개막을 시작으로 긴 겨울잠에서 깨어났다. 10개구단 시대를 맞아 3월 7일 5개 구장에서 일제히 열린 시범경기에서는 한화-LG전이 유료입장에도 불구하고 매진사례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뜨거운 야구팬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성근 감독의 현장 복귀가 올시즌 야구판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관심있게 지켜볼 대목이기도 하다.

 

포항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삼성과 올시즌 강력한 전력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두산이 만났다. 삼성은 병역의무를 마치고 돌아온 정인욱을, 두산은 삼성 천적인 니퍼트를 각각 선발로 내세웠다. 승패에 큰 의미가 없는 시범경기라지만 선발 마운드의 무게에 있어서는 확실히 두산이 앞섰다고 볼 수 있겠다.

 

배영수가 떠난 삼성의 제5선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정인욱으로선 류중일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부담감이 있는 경기였다. 정인욱은 경기 초반을 무난하게 잘 막아냈지만 4회 수비에서 무너졌다. 김현수의 2루타를 시작으로 4회에만 피안타 3개와 볼넷 하나를 내줬다. 폭투와 야수 실책까지 겹치며 3실점하며 마운드에서 내려와 여전히 벤치의 기대에 부응하기에는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정인욱의 뒤를 이어 나온 백정현의 피칭 역시 아쉬웠다. 3-3의 동점 상황에서 5회 마운드에 오른 백정현은 두산 4번 타자 루츠에게 솔로홈런으로 역전을 허용한 데 이어 6회에서도 사사구 3개와 적시타를 내주며 추가 실점하는 등 부진한 모습이었다. 차우찬의 선발 전향이 이루어질 경우 허약해질 불펜을 보강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맡기기에는 안정감이 떨어져 보였다.

 

불안한 마운드와 더불어 공격력 역시 아직은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한 모습이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구자욱이라는 걸출한 스타를 배출하긴 했지만 12안타를 치고도 4득점을 뽑아내는 데 그친 타선의 응집력은 아쉬웠다. 구자욱은 첫 타석에서 안타와 도루를 성공시키며 팀의 첫 득점을 일궈내는 등 타격 상승세를 이어갔다.

 

박한이가 유일하게 멀티 히트를 기록했고, 주전급 선발타자들이 안타를 치는 등 전반적인 타격감은 나쁘지 않아 보였지만 챤스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집중력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컸다. 맞대결에서 열세를 보였던 니퍼트와 유희관을 상대로 3점을 뽑아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로 삼을 만한 경기였다. 승패에 큰 의미는 시범경기지만, 삼성팬 입장에서 본다면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조금은 나른한 게임이었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