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野球·Baseball

'수비가 승부를 갈랐다' - 삼성 vs KIA 1차전 리뷰

by 푸른가람 2014. 3. 30.
728x90

디펜딩 챔피언 삼성의 2014년 출발도 좋지 못했다. 지난 2012년 시즌 개막전 이후 벌써 3년 연속 개막전 패전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봄비가 오락가락하는 3월 29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KIA와의 개막경기에서 삼성은 1회초 중견수 정형식의 어슬픈 수비 탓에 허용한 실점을 막바지까지 만회하지 못하고 1점차 아쉬운 패배를 맛봤다.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선 윤성환의 공은 나쁘지 않았다. KIA 리드오프 이대형을 범타로 가볍게 처리한 윤성환은 다음 타자 김주찬마저 평범한 외야 뜬공으로 잡아내는 듯 싶었다. 경기 초반 윤성환의 구위는 KIA 타선을 힘으로 누르기에 충분할 정도로 보였지만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배영섭의 공백을 충분히 메워줄 것으로 평가되었던 정형식의 적극적인 수비가 오히려 화를 불렀다. 우익수 박한이가 무난하게 잡아낼 수 있는 공이었지만 정형식이 무리하게 잡으려다 공을 떨어뜨리며 김주찬을 2루까지 보내주고 만 것. 호투를 펼치던 윤성환은 이후 이범호와 신종길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1회에만 2실점했고, 결국 이 점수가 이날 경기의 결승점이 되고 말았다.


정형식의 실책만 없었더라면 경기 결과는 조금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 물론 경기 초반 삼성 타선이 KIA 선발 홀튼 공략에 애를 먹긴 했지만 중반 이후 투구수가 많아지면서는 서서히 적응해 나가는 모습이었고 타자들의 타구 질도 나쁘지 않았다. 다른 점이 있었더라면 KIA 야수진의 수비가 삼성에 비해 한 수 위였다는 것이었고, 결국 수비의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고 볼 수 있다.

삼성 윤성환은 비록 패전의 멍에를 썼지만 부담스런 개막전 선발로 나서 7이닝을 4피안타 2실점(비자책)으로 잘 막아냈다. 단 하나의 사사구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제구가 좋았고 묵직한 구위를 앞세워 탈삼진도 4개나 기록했다. 류중일 감독은 8회부터 심창민, 차우찬 등 필승조를 내세워 역전을 노렸지만 끝내 타선이 터져주지 않아 분루를 삼켜야 했다.

삼성 리드오프 정형식은 개막전 선발 출장의 부담이 컸던 탓인지 타석에선 삼진만 세개를 당했고, 수비에서도 1회 실책으로 결승점을 헌납하는 등 공수에서 모두 실망스런 모습이었다. 비록 잘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는 불운도 있었다지만 6번 타선에 포진한 이승엽도 공격의 흐름을 이어주지 못했고, 류중일 감독이 홈런 치는 꿈을 꾸었다며 한껏 기대를 품었던 나바로 역시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KIA 타선 역시 삼성 마운드에 6안타로 꽁꽁 묶였지만 1회초 맞이한 절호의 득점 기회를 물고 늘어진 덕분에 적지에서 귀중한 개막전 승리를 안았다. 이범호가 1안타 1타점, 신종길이 2안타 1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고, 마운드에선 선발 홀튼에 이어, 서재응 - 박경태 - 어센시오가 이어 던지며 불안한 가운데서도 1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여러 악재가 겹쳤던 KIA 선동열 감독으로선 어쨌거나 기분좋게 2014년 시즌을 시작하게 된 의미있는 승리라 할 수 있겠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