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 속은 이미 3차전' 이만수 감독의 과욕이 화를 불렀다 - SK vs 롯데 플레이오프 2차전 리뷰

 

롯데가 연장 10회 접전 끝에 SK를 잡고 플레이오프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1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펼쳐진 2012 팔도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제2차전에서 롯데는 4-4로 팽팽히 맞서던 10회초 정훈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얻어낸 결승점을 잘 지켜내며 5-4, 한점차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는 마치 준플레이오프 4차전의 데자뷰 같았다. 지난 12일 사직구장에서 열렸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롯데는 8회초까지 두산에 0-3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지만 8회말 반격에서 단숨에 석점을 만회해 동점을 만든 후, 연장 10회말 두산 내야진의 끝내기 실책에 편승해 4-3 대역전승을 이끌었었다.

17일 벌어졌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SK 선발 김광현의 6이닝 1실점 호투와 필승 불펜진의 무실점 피칭에 막혀 1-2로 무릎을 꿇었던 롯데의 2차전도 출발은 좋지 않았다. 1회말 SK 3번타자 최정에게 큼지막한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주고 말았다. 곧이은 2회초 반격에서 홍성흔의 솔로 홈런으로 추격에 나섰지만 이후 적시타가 터져주지 않아 다시 한번 한점차 패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고 있었다.

롯데는 6회말 수비에서 SK 조인성에게 2타점 2루타를 내주며 패색이 짙었다. 1점차도 뒤집기 어려운 상황에서 스코어는 오히려 3점차로 벌어졌고 SK 마운드에는 최강 불펜진이 버티고 있었다. 이후 대타 모창민의 안타 때 걸음이 느린 2루 주자 조인성이 홈에서 횡사 당하지만 않았더라면 이날의 승부는 SK 쪽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롯데 편이었다. 여기에 SK 덕아웃의 판단 미스도 한몫했다. 4-1로 여유있는 리드를 잡자 SK 이만수 감독은 2차전 승리에 자신감을 보이며 주축 선수들을 교체했다. 1차전에서 롯데 타자들이 공략에 애를 먹었던 좌완 불펜 박희수 대신 엄정욱을 올렸고, 내야 수비의 핵 박진만을 빼고 최윤석을 교체 투입했다.

결과적으로는 최악의 악수를 던지고 만 셈이다. 공교롭게도 연속된 두 개의 타구가 교체 유격수 최윤석 쪽으로 굴러갔고 두 번 모두 실책성 플레이로 이어져 롯데에게 추격의 빌미를 허용하고 말았다. 빈틈이 없어 보이던 SK 불펜도 덩달아 흔들렸다.

4-3으로 한점차 까지 쫓긴 상황에서 엄정욱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박희수마저 대타로 나선 조성환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동점을  하용하고 말았고, 마무리 정우람마저 10회 밀어내기 볼넷으로 결승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홈 2연승의 상승세로 사직 원정에서 시리즈를 단기전으로 끝내고자 했던 SK 이만수 감독의 욕심이 결국 화를 부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