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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국민타자 이승엽의 귀환, 그의 성공 가능성은

by 푸른가람 2012.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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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타자'로 불리며 말 그대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승엽이 국내 무대에 복귀한다. 일본 프로무대에 진출해 최정상의 꼭짓점과 2군행이라는 야구판의 밑바닥까지를 경험했던 그의 국내 복귀를 바라보는 시선은 사뭇 복잡하다. 누군가는 벌써부터 홈런왕 0순위라며 설레발을 치는가 하면 이제는 한물 간 퇴물 취급을 하는 차가운 시선도 물론 존재한다.

삼성 복귀 후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그다지 강렬하지 못했다. 전지훈련 동안의 몇번의 연습경기에서 보여준 그의 타격은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일본에서의 모습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 스스로도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자리에서 현재 수준을 '35점' 이라며 몸을 낮췄던 데에도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최근 이승엽의 모습은 달라지고 있다. 국내에 돌아와 최근 SK와의 연습경기에서 첫 홈런포를 신고한 이후 LG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도 비거리 130m 짜리 큼지막한 홈런을 터뜨림으로써 올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30홈런, 100타점'이라는 소박한(?) 목표 달성도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물론 과거 56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전성기때 보여줬던 폭발적인 홈런 레이스는 더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지 모른다. 체력은 물론 전반적인 신체의 유연성도 예전같지 못함은 당연하다. 어느덧 40대를 바라보는 그의 나이도 부담스럽다. 일본 무대의 마지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지 못했다는 심리적 부담감도 여린 이승엽의 마음을 괴롭힐 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사부였던 박흥식 코치가 얘기하는 것처럼 그는 힘으로 홈런을 쳐내는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국내 타자들과의 홈런 경쟁을 펼칠만한 충분한 힘과 기술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현재 완벽한 상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홈런을 만들어 내고 있는 이승엽 이기에 컨디션이 정상 궤도에 오른다면 분명 팬들이 기대하는 만큼의 활약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조금 다른 시선도 있다. 이승엽이 과거와 같은 활약을 펼치기도 어려울 뿐더러 그러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있다는 얘기다. 그들은 한국 프로야구의 자존심을 얘기한다. 한국야구를 대표했던 선수들이 일본에 진출해 제대로 성공한 이가 드물었고, 하나같이 국내에 복귀해서는 곧바로 리그를 지배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니 이는 한국야구가 일본야구보다 몇 수 아래에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무대에서 설 자리를 잃고 국내 복귀를 선언한 이승엽마저 복귀하자마자 과거와 같은 위력적인 타격을 보여주는 것을 탐탁치 않아하는 분위기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일본 프로무대의 마지막이 화려하지 못했던 이승엽이 국내에서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진다한들 그것이 한국과 일본의 야구수준을 비교하는데 무슨 큰 의미가 있는 지 의문스럽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진 셈이다. 어제부터 시작된 시범야구가 끝나면 4월 7일에 역사적인 2012년 시즌 프로야구가 개막된다. 거물급 해외 스타의 국내 복귀로 그 어느 때보다 야구팬들의 기대가 큰 시즌이다. 경기 조작 파문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승엽의 시원한 홈런 레이스로 깨끗이 씻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면 너무 큰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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