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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즐거움

사랑하라, 어제보다 조금 더

by 푸른가람 2012.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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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직업으로 하는 전문작가의 글은 아니다. 그래서 더 관심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언젠가가 될 지도 모르겠지만 나중에 나도 이런 류의 책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책을 쇼핑하다 발견한 것이 네이버 블로그 '나무처럼'을 운영하고 있는 강원구님의 에세이 '사랑하라, 어제보다 조금 더' 였다.

그도 나처럼 여행과 사진, 글쓰기를 좋아하는가 보다. 물론 그 수준의 차이야 존재하는 법이겠지만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의 글을 통해 그를 엿보는 재미가 있다. 세상에 참으로 많은 사람이 살고 있지만 직접 만나서 얘기하지 않더라도 그의 짤막한 글과 사진 속에 담긴 느낌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기분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 기대에는 조금 미치지 못했다. 쉽게 읽히는 책이란 점에서는 괜찮았다. 그리 심각하지 않아도 되고, 읽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글과 사진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먼저 가고있는 사람에 대한 높은 기대치에 비해서는 뭔가 조금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런 류의 에세이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그만의 독특한 향취를 느끼게 해줄 만한 그 무언가가 빠져있다는 아쉬움이다.

남들은 철이 들고 성숙해질 나이에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으로 다양한 삶을 즐기면서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는 그가 부럽다. 이미 몇번은 철이 들어야 할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새로운 어딘가로 향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찬 나는 두려움을 이겨낼 용기를 지금 충전하고 있는 중이라며 스스로를 위안해 본다.

각각의 소소한 에피소드들에는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올만한 좋은 글들이 소개되어 있다. 유명한 철학가나 문인의 명언보다 오히려 무명씨의 이야기에서 더 큰 마음의 울림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무떤 연유일까. 그것은 그 무명씨의 마음이 바로 나의 마음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삶의 순간순간에서 느끼게 되는 것이 바로 '진리'이자 '지혜'인 것이다.

얼마 전에 우연히 알게 된 가을방학이란 밴드를 책에서 만나게 된 것도 무척 반갑다. 가을방학이 부르는 '가을방학'이란 노래가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 역시 가을이다. 그 아름다운 계절의 절정 가을은 매번 짧기만 해서 더욱 아쉽고 간절해진다. 만약 가능하다면 인생에서 한달 정도의 가을방학이 주어진다해도 좋겠다.

단풍이 황홀하게 물든 산이든, 인적 드문 가을 바다든, 사람으로 붐비는 도심의 공원이든 상관 없을 것 같다. 그 어떤 곳에 있든 가을은 그저 가을이라는 이유 만으로도 아련해진다.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하는 운명을 알면서도, 그 마지막을 가장 아름다운 절정으로 치닫을 수 있는 열정이 가을에 숨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봄비가 내린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봄은 성큼 다가와  우리에게 그 화사한 얼굴을 내밀어 줄 것이다. 벌써부터 남도에선 봄꽃 소식이 전해져 온다. 어디에선 매화가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든지, 붉디붉은 동백꽃이 꽃망울을 터뜨렸다는 얘기들에 마음이 벌써 바빠진다. 이 계절, 잠시 숨을 고르며 한걸음 더 힘차게 발걸음을 내밀 수 있는 짧은 봄방학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열정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란 없다.
마음이 약해진다면 육체의 시계를 보지 말고, 열정의 시계를 보라.
정말 내가 열정을 가지고 있는가를 말이다.  - 손명원

세상에는 진실보다 더 반짝이는 아름다운 거짓말이 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사랑도 있다.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그 꿈을 닮아간다.  - 앙드레 말로

친구란 당신의 모든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말한다.

기다림은 더 많은 것을 견디게 하고, 더 먼 것을 보게 하고,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눈을 갖게 한다.  - 신영복 '처음처럼' 중에서

"연탄재를 함부러 차지 마라.
너는 누군가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안도현 '너에게 묻는다' 중에서

한 바가지 물이라고
애초에 속이 없었던 건 아니야.
물길 인도하는 한 바가지
나로 인해
다른 누군가 넉넉해 질 수 있다면
빛나지 않는다고 서러울 것 없지.  - 유진 '마중물'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비를 가려줄 우산이 아니라
함께 걸어 줄 누군가이다.  - 이정하

그대는 이 세상
그 누구의 곁에도 있지 못하고
오늘도 마음의 길을 걸으며 슬퍼하노니
그대 눈동자 어두운 골목
바람이 불고 저녁 별 뜰 때
내 그대 일평생 눈부처 되리  - 정호승 '눈부처'

화분을 기르는 건 우리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사랑의 마음을 더욱 키우는 것입니다.

만약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다면
나의 사랑은 만년으로 하고 싶다.  - 영화 '중경삼림' 중에서

제 갈 길을 아는 사람에게 세상은 길을 비켜 준다.  - 찰스 킹슬리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먼저 해줘야 할 일은 듣는 것이다.
선물을 해주고 함께 여행을 하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은
마음을 열고 진지하게 들어주는 것이다.
듣지 않는 건 무관심이고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 좋은생각 중에서

사진은 95퍼센트의 기술과
5퍼센트의 영혼으로 만들어진다.  - 김중만

"사진은 사진가 자신이다. 사진인은 사진으로 말하고 사진으로 살아간다. 사진은 그 사진을 찍은 사진가의 삶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것이다. 비록 사진 속에 사진가 자신이 들어 있지 않다고 할 지라도.....
그러므로 사진은 다른 예술 표현과 같이 사진가라는 한 인간의 삶을 표현하는 예술작업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꽃은 반쯤 핀 것을 바라보고 술은 반쯤 취하게 마신다.
그 속에 아름다운 향취가 있다.  - 채근담

웃어라, 그러면 세상이 함께 웃어 줄 것이다.
울어라, 그러면 너 혼자 울 것이다.  - 엘라 휄러 월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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