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더 일찍 볼 걸 그랬다. 이런 좋은 영화를 이제서야 봤다는 게 조금 아쉬울 정도로 맘에 드는 영화다. 식당 이름이 된 카모메(갈매기), 마사코의 품에 안겨지는 고양이, 거짓말처럼 되돌아온 가방 속의 버섯.. 이 영화 속엔 여러 상징이 숨어 있는 것 같다. 정확히 그 의미를 파악하긴 힘들지만 두번, 세번 보고 나면 또 다른 뭔가가 보일 지도 모르겠다.
치유.. 마음의 치유.. 영화를 보고 나니 이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따뜻하다. 화면 속에서 내내 느껴지는 그 따뜻함이 마음에 든다. 나 역시도 영화 속으로 들어가 "코피 루왁" 주문을 외어보고 싶어진다. 그 진하고 따뜻한 커피 향에 취해보고 싶다. 누구나 저마다의 아픔을 가지고 살아간다. 카모메 식당을 찾는 사람들은 따뜻한 마음이 담긴 음식을 통해 육체의 배고픔 뿐만이 아닌 영혼의 허기마저 채우게 되는 것 같다. 카모메식당을 가득 채우고 저마다 즐겁게 음식을 먹고 있는 사람들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던 식당 주인 사치에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핀란드 사람들이 여유롭고 편안해 보이는 이유는 숲 때문이란다. 나 역시..숲길을 하염없이 거닐면서 마음의 평안을 얻게 되는 걸 보면 그 말이 결코 과장은 아닌 듯 하다. 마사코가 찾았던 핀란드의 숲을 보며 난 바로 만항재 '산상의 화원'을 떠올렸다. 전혀 비슷하지 않은 곳이지만 내가 경험했던 딱 그 이미지였기 때문이다. 음식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됐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는 것. 혹은, 사랑하는 사람이 만들어 준 음식을 맛있게 먹는다는 것. 이러한 것들이 주는 행복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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