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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두산 15차전 - 최형우의 홈런만 남았다

by 푸른가람 2011.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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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터 승부가 기울었기에 집중해서 9회까지 보기 어려운 게임이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두가지는 확실해 졌네요. 더 이상 배영수는 선발진에 남아 있기가 어렵고, 삼성 타선은 극약 처방이 필요할 정도로 갈 때까지 갔다는 겁니다. 애시당초 류중일 감독이 배영수를 끝까지 선발진에 두는 것을 보고 좀 의아스러웠는데 더이상 류중일 감독도 기다려주기 어려워 졌습니다.

그래도 2, 3 이닝 정도는 중간에서 책임져 줄 수 있는 롱릴리프 정도 역할은 해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가졌었는데 오늘 두산 피칭을 보면 그마저도 큰 욕심일 것 같습니다. 마운드에서의 당당하던 에이스의 모습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마음은 아프지만 차라리 2군에 내려서 몸과 마음을 추스리고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되네요.


전성기 때와 같이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타자들을 윽박지르기 못할 바에는 변화구 제구로 타자들을 유인해 잡아내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현재로선 배영수가 프로야구판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 역시도 그 사실을 모를 리가 없습니다만 흑마구 투수로의 변화가 또 그리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은가 봅니다.

모처럼 선발 마운드에 오른 차우찬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는 피칭을 했습니다. 공의 구위도 문제지만 제구 자체가 형편 없었습니다. 3과 2/3이닝 동안 무려 5개의 사사구를 내준데다 김동주에겐 연타석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습니다. 한국시리즈에선 팀의 제1선발을 맡아줘야 할 차우찬이 이 모양이면 참 암담합니다.

어차피 타선에 큰 기대를 걸지 못할 상황이라면 삼성이 살아갈 방법은 역시 방패에 기대는 수 밖에 없습니다. 매스티와 저마노가 어느 정도 계산이 서는 피칭을 해주고는 있지만 그들 역시 어느 팀을 만나도 승리를 자신할 수 있을 정도의 제1선발급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구위와 제구에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는 에이스 자리는 역시 차우찬 밖에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이런 부진한 모습이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여유있게 페난트레이스 1위를 차지한다고 해도 한국시리즈가 부담스러워질 수 밖에 없습니다. 불펜의 힘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타선이 리드 상황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고만고만한 투수들로 막강한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나 KIA 타선을 상대하기에는 버거워 보입니다.

정규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아직 1위를 확정지은 것도 아닙니다만 한국시리즈 역시 손놓고 있을 수 없습니다. 제1선발 부재와 허약한 타선, 당면한 두가지 난제를 풀 수 있는 묘안이 있을까요. 이건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도 아니라서 답답하기만 합니다. 일단은 '우최명' 류중일 감독에게 모든 것을 걸어보는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오늘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터진 최형우의 홈런은 잠실구장을 찾은 삼성팬들에게 유일한 위안거리였습니다.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음에도 몸쪽으로 바짝 붙는 공을 잡아당겨 홈런으로 연결시킨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이전까지 세번의 타석에서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던 최형우에게 또한번 기회를 준 류중일 감독도 참 대단하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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