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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백제 최초의 천년고찰 나주 불회사

by 푸른가람 2011.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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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출산 도갑사를 떠나 다음 행선지로 잡은 곳이 불회사였다. 나주 불회사는 백제 침류왕 때 인도의 승려 마라난타가 영광 법성포에 당도해 꽃무릇으로 유명한 영광 불갑사를 백제 최초로 창건한 후 이곳으로 와 절을 세웠다고 전해진다. 불회사의 창건에 대해서는 두가지 설이 있어 어떤 것이 사실인지 확인하기는 곤란하지만 어쨌든 백제 초기 불교 전래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절 입구에는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보통 같으면 여기에 차를 세워두고 길을 따라 한참을 걸어갔을텐데 잠깐동안의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좁은 길을 따라 차를 몰아 불회사 입구까지 당도했다. 몸은 잠깐 편하긴 했지만 입구의 돌장승이며 길을 따라 걸으며 느릿느릿 주변의 풍경을 눈에 담지는 못했으니 결국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것이 많았던 셈이다.






불회사는 나주시 봉황면 만봉리와 다도면 마산리 사이에 걸쳐 있는 덕룡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는데 산 위에서 절의 위치를 바라보면 마치 연꽃 속에 들어앉아 있는 형국으로 보인다고 한다. 예전 스님들은 다들 풍수에 능하셨던 것 같다. 전국의 유명한 고찰들의 위치를 보면 다들 천하의 명당 터라고 하는 걸 보면.







불회사는 그리 크지 않은 절이다. 보물 제1310호로 지정되어 있는 대웅전을 비롯해서 명부전, 나한전, 삼성각, 천수전 등의 당우가 구석구석에 자리잡고 있다. 연꽃의 한가운데 있어서 그런지 불회사 경내를 한바퀴 걷는 내내 무언가의 기운이 포근하게 감싸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때마침 활짝 피어난 봄꽃들이 절 분위기를 한결 더 밝게 해준다.






절 입구에 석장승이 세워진 경우가 많다. 절에 잡귀가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상주 남장사의 석장승과 남원 실상사의 석장승이 퍼뜩 떠오른다. 사진의 석장승은 불회사 것이 아니라 인근에 있는 다른 작은 사찰로 가는 길가에 세워진 석장승을 아쉬운 마음에 찍은 것이다. 상주 남장사의 석장승이 조금 해학적인 모습이라면 이건 조금 무서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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