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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분황사 유채꽃밭에서 내년 봄을 기약하다

by 푸른가람 2011.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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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다 지나가버린 봄의 끝자락이라도 붙잡고 싶은 마음에 경주로 향했습니다. 올해는 유채꽃 개화가 늦어 이번 주말이면 반월성앞 유채꽃밭이 볼만하리라는 기대를 갖고 갔었는데 많이 늦었네요. 그래도 나같은 사람이 많았나 봅니다. 마지막 봄을 즐기려는 사람들도 그 주변은 자동차와 사람들의 인파로 가득하더군요.



너무 복잡할 것 같아 분황사 쪽으로 차를 돌렸습니다. 분황사앞 황룡사지에도 아주 넓은 유채꽃밭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봄이면 유채꽃, 여름과 가을 사이엔 주황색 금계국이 아주 장관을 이루는 곳입니다. 기대에는 못미쳤지만 아직은 그래도 군데군데 유채꽃이 남아 있네요. 좀 더 일찍 왔음 좋았을 것을.

 

 


입구에 서서 넓디 넓은 황룡사 터를 바라봅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이렇게 큰 절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그 유명한 황룡사 9층 목탑도 그렇고, 이 넓은 터를 가득 채우고 있었을 수많은 당우, 탑들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면 이곳 풍경도 참 많이 달라져 있을 겁니다. 수많은 전란이 그 모든 것을 앗아가버렸습니다.


이제는 당간지주만이 홀로 남아 이 넓은 터를 지키고 있습니다. 어릴 적에는 분황사 근처에 살았던 지라 이 근처를 수없이 다녔으면서도 이 당간지주의 역사에 대해서는 무관심했었습니다. 오늘에야 안내판을 차근차근 살펴 봤습니다. 당간지주라는 건 다들 아시죠? 옛날 절에서 달았던 깃발을 당이라 했고, 그 깃발을 달았던 기둥을 당간이라 불렀는데, 이 당간을 고정시키기 위해 양 옆에 세웠던 돌기둥이 바로 당간지주인 것입니다.





구황동 당간지주로 불리는 이 당간지주는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황룡사가 아닌 분황사 소유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바닥 쪽을 자세히 살펴보면 재미난 것이 보입니다. 기둥 사이에 동쪽으로 향한 돌거북이가 있는데 당간의 받침돌로 이런 돌거북을 놓은 것은 매우 특이한 형태라고 합니다. 더운 날씨에 걸어 다니기 힘들었는데 그래도 하나 배우고 왔으니 보람은 있는 셈입니다.



다시 화려한 유채꽃을 만나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할 겁니다. 매년 돌아오는 봄이요, 매년 그 풍경도 비슷합니다만 내년 봄날 풍경은 분명 올해와는 다른 그것이겠지요. 다시 돌아올 2012년의 봄은 올해보다는 따뜻했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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