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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31

백제 불교 도래지 영광 불갑사에서 맞이한 봄 예전에 "호남의 절들은 영남 신도들이 다 먹여 살린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경상도와 전라도 지역의 사찰에서 받는 느낌이 다르다. 조계종 본사인 큰 절들도 경상도 절들에 비해서 화려함이 훨씬 덜 하고 담백하다. 겉으로 드러나는 절의 위용과 불상의 화려함이 불심을 나타내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불교 정신을 중심으로 삼국 통일을 이뤘던 신라와 마찬가지로 백제 역시 그 옛날에는 부처님의 땅이었다. 그 믿음과 기원의 깊이는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니 진정한 산사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려면 전라도로 떠나보라 권하고 싶다. 백제 최초의 불교 전래지라고 알려진 불갑사는 전라도 영광 법성포 가까이에 있다. 전해지는 얘기로는 백제에 불교를 전래한 마라난타가 침류왕 원년이던 384년에 이곳을 터를 잡았.. 2011. 5. 24.
볼거리 풍성한 해미읍성 한바퀴 둘러보기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날 참 많이도 걸었던 기억이 난다. 처음에 입구를 잘못 들어선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한참을 걷다보니 "이 길이 아닌가벼~" 라는 감이 퍼뜩 왔지만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기 싫다는 그 귀찮음을 이기지 못해 결국은 1,800m에 달한다는 해미읍성 둘레를 한바퀴 다 돌았다. 관광객 중에 해미읍성을 바깥에서 한바퀴 다 돈 사람은 흔치 않을 거다. 처음엔 문이 여러개 있으니 조금 더 걷다보면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무작정 걸었는데 정문을 제외한 모든 문들은 굳게 닫혀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절로 다리가 풀렸다. 그래도 이런 경험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며 혼자 위안을 삼았다. 보통 사람들이 보는 시선이 아닌 조금은 색다른 각도로 사진을 담을 수 있음에 만족한다. 지금 .. 2011. 5. 24.
계룡산의 감춰진 보물 신원사를 한가로이 거닐다 계룡산의 3대 사찰 가운데 동학사, 갑사에 비해 신원사는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절이다. (원래는 구룡사를 포함해 계룡산 4대 사찰로 불렸지만 구룡사는 지금은 절터만 남아 있다.) 동학사나 갑사는 예전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소개되었으니 더 얘기할 필요도 없겠지만 계룡산 한쪽 자락에 자리를 잡고 있는 이 신원사는 감춰진 보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동학사나 갑사 앞에는 식당이 꽤 많이 있어서 관광지 느낌이 물씬 풍기는 데 반해 신원사는 그런 번잡한 속세로부터 한참 떨어져 있어 조용하고 한적한 것이 무척 좋다. 매표소를 지나 신원사 경내에 이르는 작은 길가에 식당들이 몇채 보이는데 나중에 다시 오게 된다면 소박한 식당에서 막걸리 한잔 들이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신원사의 첫 느낌은 따뜻함과 .. 2011. 5. 23.
벚꽃 만개한 개심사에서 마음을 열다 개심사(開心寺). 참 멋진 이름을 가진 절입니다. 직접 가보면 이름만 멋진 게 아니라 그 이름에 어울리는 아름다움과 멋을 가진 절이란 걸 알게 됩니다. 모처럼 산사라는 이름에 걸맞는 아담하고 조용한 절을 만나게 되어 무척 반가웠습니다. 충남 서산시 운산면 신창리 상왕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개심사는 작은 절입니다. 예산에 있는 수덕사의 말사로 백제 의자왕 11년때 지어진 것으로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절의 규모에 비해서는 많이 알려진 탓인지 주차장은 많은 차량과 사람들로 복잡했습니다. 입구의 상가를 지나 조금만 걸어가면 상왕산 개심사라는 현판이 붙어 있는 일주문을 만나게 됩니다. 보통의 절처럼 평탄한 길을 조금만 걸어 가다보면 절을 만나게 되겠거니 생각했는데 가파른 계단을 한참 올라가 가뿐 숨을 몰아쉴 .. 2011. 5. 22.
싱그러운 신록이 아름다운 계룡산 동학사 지금도 이 사진들을 보고 있으니 일주일전 그날의 설레던 마음이 다시 느껴지는 듯 하다. 1992년 겨울 무렵 마지막으로 계룡산을 다녀왔으니 무려 이십년만이었다. 강산이 두번이나 변할 시간이었지만 입구에서 동학사로 오르는 길을 걸으며 희미한 기억 속에만 존재하던 그날로 다시 되돌아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대학시절 친한 친구들끼리 계룡산을 처음 찾았던 것이 1991년 가을이었다. 산에 텐트를 치고 직접 밥을 해먹고, 지금으로 치자면 1박2일식 야외취침 그대로였다. 새벽녘엔 꽤 쌀쌀했고 계룡산 산행도 만만치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행복한 추억이었던 것 같다. 그때의 좋았던 기억 때문에 1년 후 겨울에는 후배들을 이끌고 이곳으로 MT를 오기도 했었다. 하필이면 한겨울인데도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씨 때문에.. 2011. 5. 21.
나뭇가지에 부서지는 저녁 햇살이 아름다웠던 공세리 성당 서둘렀지만 공세리 성당에 도착할 무렵엔 이미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해지기 직전 특유의 그 넉넉한 햇살이 공세리 성당을 가득 채우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나 성당 주변에 있는 여러 그루의 보호수들은 그 세월만큼이나 풍성한 품으로 먼데서 온 손님을 반겨 주었다. 절이란 절은 잘도 찾아 다니지만 성당은 아직 그리 익숙치 못하다. 개인적으로 그 어떤 종교적 편향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그전에 가본 것이 전주 전동성당이 유일할 정도로 절과 성당의 차이는 여전히 크다. 공세리 성당이 아름답다는 얘기는 이전에도 여러번 들었었다. '모래시계', '불새'와 같은 드라마는 물론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도 이곳에서 이루어졌다고 한다. 전주 전동성당이 영화 '편지' 의 배경으로 쓰이면서 유명세를 탄 것과 비슷하다고.. 2011. 5. 18.
나지막한 돌담길이 아름다운 외암민속마을 노란 은행나무잎들이 돌담길에 가득한 외암민속마을의 가을 풍경은 보는 것만으로도 참 아름답습니다. 이번에 충남지역 갈 일이 있어서 외암민속마을도 한번 둘러보고 왔습니다. 비록 가을 풍경처럼 환상적이지는 않았지만 봄날의 마을 풍경도 꽤 괜찮더군요. 기대했던 것 만큼 날씨가 좋지는 않았습니다. 하늘은 뿌옇고, 봄바람이 거세게 불어대는 날이었지만 외암민속마을 앞 주차장은 많은 차들로 이미 북적거리더군요. 조금 한적한 시골마을 쯤으로 생각하고 갔었는데 예상 밖이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이곳에서 수많은 드라마가 촬영이 되었고, 그로 인해 이곳은 예전부터 꽤 유명세를 탔던 모양입니다. 저만 모르고 있었네요. 주차장에서 작은 내 건너편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입구 쪽에는 원래부터 있던 전통가옥들이 아닌 관람 용도로 과거.. 2011. 5. 16.
조선시대 명필 김정희가 나고 자랐던 추사 고택 추사 김정희 하면 모르는 분들이 없을 겁니다. 지금 소개해 드리는 추사 고택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필인 추사 김정희 선생이 나고 자랐던 집으로, 영조의 부마이자 추사의 증조부인 김한신이 건립한 조선시대 전형적인 상류층 가옥입니다. 원래는 99칸짜리 저택이라고도 하고 또 어떤 설명에서는 53칸짜리로 지어졌다고도 합니다만 지금은 20여칸 만이 단촐하게 남아 있습니다. 안채, 사랑채, 문간채, 사당채(영실) 등이 그것입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동서로 길게 이어진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대문 양 옆에 있는 문간채를 지나면 남자들의 공간인 사랑채가 ㄱ자 모양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바로 옆에 있는 안채에 비해서는 개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살림살이하던 부녀자들의 공간인 안채는 ㅁ자 형태로 사랑채 서쪽에 있습.. 2011. 5. 16.
배롱나무꽃 만개한 여름풍경이 기대되는 김천 방초정 방초정이라는 작은 정자를 알게 된 건 김천시 여행안내 책자 덕분이었다. 배롱나무꽃이 붉게 피어나 있는 정자의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언젠가 꼭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청암사 가는 길에 들러보게 되었다. 방초정은 김천시 구성면 상원리의 김천에서 거창가는 3번 국도 길가에 있다. 차를 타고 지나가게 되면 그냥 쉬 지나쳐버릴 정도로 눈에 확 띄는 정도는 아니지만 수령이 꽤 됨직한 느티나무의 풍성한 신록이 싱그럽게 다가온다. 당초에는 국도 길 쪽으로 좀더 가깝게 자리잡고 있던 것을 지금의 위치로 옮긴 것이라 한다. 인조 3년(1625)에 이곳 구성면 상원리 출신의 유학자 이정복이 선조를 추모하기 위해 세웠던 정자였는데 이후 유실된 것을 영조 3년(1727)에 다시 재건한 것이라 하니 수.. 2011. 5. 16.
되돌아 나오는 발걸음이 무거웠던 김천 청암사 언제든 다시 찾고싶은 곳이 하나 더 생겼다. 청암사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그저 직지사의 말사이며 인근의 수도암을 부속 암자로 거느리고 있는 절.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도량 정도가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의 전부였다. 빡빡하게 사흘간 계속되던 일정의 마지막 코스로 청암사를 잡았던 것도 사실 우연이었다. 여행의 막바지 피곤이 몰려 왔다. 내비게이션에는 아직 목적지가 1km나 남았는데 입구에서 더이상 차는 오를 수 없게 통제하고 있었다. 길이 험해서 차량통제를 하고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보통의 사찰처럼 매표소가 있어 입장료를 받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스님들의 수행과 정진에 방해가 되지 않게, 혹은 숲에서 사는 뭇짐승들이 편히 지낼 수 있게 하려는 배려로 이해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조금 걷다보면 길은 두.. 2011. 5. 16.
고려 공민왕의 사랑을 받았던 안동 영호루 똑딱이라는 귀여운 이름으로 불리는 컴팩트 디카가 좋은 점은 역시나 언제 어딜 가나 부담없이 들고 다니면서 사진 찍기에 제 격이라는 것이지요. 이날도 안동으로 출장을 다녀오다 늘 지나쳐 오던 영호루를 카메라에 담아 봤습니다. 어떤 이는 영호루를 두고 영남지역 3대 누각이라도 하던데 자세한 것이지는 알 수 없습니다. 3대, 4대 뭐뭐니 하는 것들이야 갖다 붙이기 나름인 법이니까요. 어쨌든 영호루는 그 역사적 가치만으로는 분명 3대 누각에 들 만 하기는 할 겁니다. 영호루는 고려 공민왕과 많은 관련이 있습니다. 홍건적의 난 때 안동으로 피난을 내려온 공민왕이 이곳 영호루에 올라 시름들 달래기도 하고 앞마당에서 군사들을 훈련시키기도 했다고 합니다. 난리가 끝나고 개경으로 올라가도 나서도 이곳에서의 추억을 잊지 .. 2011. 5. 14.
나비의 고장 함평의 생태체험공간, 함평자연생태공원 함평은 나비축제로 유명한 고을입니다. 올해도 4월 29일부터 5월 10일까지 일정으로 제13회 함평 나비축제가 열린다고 하니까 지금쯤 함평에선 형형색색의 나비들의 축제가 한창 펼쳐지고 있겠네요. 제가 함평을 찾았던 것이 4월 초쯤이었으니 타이밍을 잘못 맞춘 셈이긴 하지만 무슨 무슨 축제니 해서 사람들 붐비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조금 이른 함평의 봄을 잘 즐기고 돌아온 것 같습니다. 함평자연생태공원은 1998년 6월에 난공원 공사를 시작으로 이후 나비, 곤충, 수생식물과 물고기 등 주제를 점점 확대해 지금은 사시사철 생태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자리매김을 하게 되었습니다. 출입구 위쪽에 매달린 대나무통들이 이채롭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대나무들이 부딪치며 내는 소리가 꽤나 운치 있습니다. 곳곳에 있는.. 2011. 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