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풍경을 그리다

볼거리 풍성한 해미읍성 한바퀴 둘러보기

by 푸른가람 2011. 5. 24.
728x90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날 참 많이도 걸었던 기억이 난다.
처음에 입구를 잘못 들어선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한참을 걷다보니 "이 길이 아닌가벼~" 라는 감이 퍼뜩 왔지만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기 싫다는
그 귀찮음을 이기지 못해 결국은 1,800m에 달한다는 해미읍성 둘레를 한바퀴 다 돌았다.

 


 


 


관광객 중에 해미읍성을 바깥에서 한바퀴 다 돈 사람은 흔치 않을 거다.
처음엔 문이 여러개 있으니 조금 더 걷다보면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무작정 걸었는데
정문을 제외한 모든 문들은 굳게 닫혀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절로 다리가 풀렸다.

 


그래도 이런 경험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며 혼자 위안을 삼았다.
보통 사람들이 보는 시선이 아닌 조금은 색다른 각도로 사진을 담을 수 있음에 만족한다.
지금 당장은 고생이지만 지나고 나면 모든 게 추억이 되는 것처럼
이날의 고생스런 기억도 지금은 다 아름답게 포장되고 있다.

 


 


낙안읍성을 몇년전에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성곽의 느낌은 비슷해도 성 안은 확연히 다르다.
낙안읍성은 내부에 민속마을이 있어 꽉 찬 느낌을 주는 반면에
이곳 해미읍성은 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어 무척 시원스럽다.

 


해미읍성은 성종 22년(1491)에 출몰하는 왜구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축조되었으며
그 둘레가 1,800m이고 성의 높이가 5m, 성 내부의 면적은 64,350㎡ 규모다.
예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작은 규모였지만 외적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의 성이다보니 이 정도로도 충분했을 것이다.

 


 


성이 허물어지고 여러 관공서와 민가들이 들어서 있던 것을 1963년부터 복원사업을 시작해
지금의 모습으로 말끔히 정비한 것이라 한다.
지금은 시민들이 언제라도 찾아와 편히 쉴 수 있는 공원처럼 잘 꾸며 놓았다.

 


 


 


 


 


호서좌영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는 문루가 보인다.
문을 열고 들어가보면 동헌과 객사 등이 복원되어 있다.
동헌 뒤편 나지막한 언덕 위의 숲이 푸르름을 더해가고 있는 모습에 절로 상쾌하다.

 


때마침 동헌 뒤 계단을 오르고 계시는 어르신이 눈에 들어왔다.
옷차림으로 봐선 아마도 해미읍성에서 국악 공연을 하시는 분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불어오는 바람에 상모가 제 멋대로 춤을 춘다.

 


 


 


이제는 거의 다 져버렸지만 유채꽃밭도 넓게 조성되어 있고
고창 청보리밭에는 못 미치겠지만 그 느낌이라도 얼추 느낄 수 있게 보리도 심어져 있어
사진 찍는 사람들에게는 괜찮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때를 잘 맞춘 것 같다.
5월 초순이지만 한낮 기온이 삼십도 가까이 치솟아 버리니 제대로 된 그늘을 찾을 수 없는 이 곳을
한여름에 돌아 다닌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고역일 것이 분명하다.
쓸데없는 고집으로 발품은 팔았지만 돌아 나오는 마음만은 넉넉했던 해미읍성에서의 기억이다.


* 해미읍성 사진 더 보기

 


 


 


 


 


 


 


 


invalid-file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