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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춘마곡추갑사(春麻谷秋甲寺), 봄경치가 아름다운 공주 마곡사

by 푸른가람 2011.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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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는 충남 공주시 사곡면 운암리 태화산 동쪽에 자리잡고 있는 조계종 제6교구 본사로서 신라 선덕여왕 9년(640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일제시대 때에는 31본산 가운데 한곳으로 충남지역 일대의 100여 사찰을 거느린 대찰이었고, 지금도 인근의 70여 말사를 관장하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절의 규모가 많아 축소되었습니다.



마곡사가 위치한 산과 물의 위치는 태극형으로 택리지나 정감록 등에 따르면 전란을 피할 수 있는 십승지지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고 합니다. 아쉽게도 비서들의 예언은 맞아 떨어지지 않은 것 같네요. 마곡사는 1172년(고려 명종 2년) 보조국사 지눌이 중창하기 이전까지는 폐사가 돼 도적들의 소굴로 이용되었었고, 임진왜란 때도 큰 화를 입어 모든 건물이 소실된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조국사가 이 절을 중창할 때 자신들의 소굴로 이용하고 있던 도적들이 물러나기를 거부하고 오히려 스님을 해치려 하자 지눌은 하늘로 몸을 날리는 신술로써 호랑이를 만들어 도적들에게 달려들게 함으로써 도적들을 물리쳤다는 전설이 전하기도 합니다. 춘마곡 추갑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봄날의 마곡사 풍경이 무척 아름답다고 합니다.





아직 봄기운이 무러익지 않아 마곡사의 진풍경을 제대로 즐길 수는 없었지만 지금 그 모습 그대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태화산을 오르는 등산객도 전국에서 많이들 찾아오고 계시더군요. 뭔가 한적한 산사의 모습은 아니지만 조계종 본사답게 위엄 넘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곡사의 템플 스테이도 꽤 유명한 모양입니다.




창건 당시에는 30여칸의 대사찰이었다고 하는데 여러 전란을 겪으며 많은 건물들이 소실되어 지금은 해탈문, 일주문, 대웅보전, 대적광전, 영산전 등이 남아 있습니다. 대웅보전이 2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 것도 독특합니다. 전국의 여러 사찰을 돌아 다녀봤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마곡사는 백범 김구 선생과도 인연이 깊은 사찰이라고 합니다. 김구 선생이 명성황후 시해범을 죽이고 인천형무소에서 옥살이를 하다가 탈옥한 후 이곳 마곡사에 들어와 승려로 가장하여 살았는데 지금도 마곡사 대광보전 마당에 김구 선생이 심었던 향나무가 남아 있고, 김구 선생이 거처하던 건물에서 옛 흔적을 느껴볼 수도 있습니다.




마곡사는 물이 참 많은 절인 것 같습니다. 들어가는 입구를 따라 시원스런 계곡이 있는데다 천왕문에서 범종각 사이에도 물길이 놓여 있습니다. 극락교를 건너다보면 하천 한가운데 거북이 두마리와 연잎 모양의 돌이 놓여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작은 통 속으로 동전을 던지고 있길래 저도 던져 봤는데 한번에 성공했습니다. 일본 롯데 지바에서 뛰고 있는 김태균 선수가 희사한 것이라고 하는데 설명이 교각에 붙어 있더군요.  



마곡사를 품어 안고 있는 태화산도 아름답습니다. 등산로 뿐만 아니라 백범 선생이 예전에 거닐었던 길을 복원한 여러 길들이 마곡사와 태화산을 잇고 있으니 절만 둘러볼 것이 아니라 시원한 마곡사 계곡의 물소리를 즐기며 여유롭게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봄이 좀더 깊어지면 춘마곡(春麻谷)의 진면목을 만끽할 수 있겠지요.


* 마곡사 사진 더 보기


그대의 발길을 돌리는 곳. 말이 참 부드러워서 좋습니다. 출입금지라고 하는 딱딱한 한자식 표현에 비해서 그 뜻이 잘 전달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자연스레 발길을 돌리게 만들게 할 것 같습니다. 이곳은 아마도 스님들이 수행하는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곡사가 본사 치고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닐지라도 찾아오는 손님이 많은 곳이니 수행하는 스님들에게는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곡사 템플스테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습니다. 이곳에서 템플스테이를 하는 가 봅니다. 1박2일 정도 조용한 산사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은 하지만 아직은 용기가 나질 않습니다. 이런 것에도 용기가 필요한걸까?






유서깊은 사찰이다보니 마곡사에는 문화재도 꽤 많습니다. 보물 7점을 비롯해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6점, 충청남도 문화재 자료 5점 등 총 18점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사진속의 해탈문과 명부전은 충청남도 문화재 자료로, 영산전은 보물 제800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모두 고풍찬연한 느낌이라 보는 이의 마음이 흡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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