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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달동네 판자촌의 변신, 대전 대동벽화마을

by 푸른가람 2011.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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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마을 하면 으레 통영의 동피랑마을을 떠올렸었는데 찾아보면 전국에 이쁜 벽화마을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하려고 하는 대전의 대동벽화마을도 그런 곳 가운데 하나입니다. 대전의 대표적 달동네로 알려진 대전시 동구 대동 산 1번지. 대동복지관길로도 알려진 이 좁다른 골목길을 따라 걷다보면 동네 분위기를 확 바꿔주는 알록달록한 벽화들을 만나게 됩니다.






골목길은 좁고 집들은 누추합니다. 대부분의 집이 슬레이트 지붕집입니다. 꼭대기로 올라가는 길은 가팔라 젊은 사람들도 한두번은 쉬어가야 하는 길입니다. 걸어 다니기 힘들고 집이 좁아 살기에는 힘들어도 전망 하나는 좋습니다. 한숨을 돌리며 아래를 내려다보면 하루하루 발전하는 대전 도심이 한눈에 돌아 옵니다.




정말 이곳과는 전혀 다른 딴세상 같아 보입니다. 밤이면 특히나 야경이 멋질 것 같습니다. 원색으로 알록달록하게 칠해진 벽화나 화려한 밤거리의 불빛으로 고단한 현실을 가려줄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그건 그저 바람일 뿐이겠지요. 이 동네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7%가 기초생활 수급권자라는 통계는 암담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을 드러내 줍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 마을이 앞으로도 온전히 남아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마을과 집의 주인들이 바뀌지 않은 채로 말이지요. 대전시에서 지난 2007년 이후 주거 개선사업을 벌이고 있긴 하지만 여타 도시의 뉴타운 사업처럼 기존에 살던 주민들을 길거리로 내몰지 않고 리모델링이 끝나면 다시 들어가 살 수 있게 한다고 하니 다른 도시에서도 이를 본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마을 꼭대기에는 작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대동하늘공원이라 불리지요. 작은 풍차도 만들어져 있고 잠시 앉아 쉬어갈 수 있는 벤치도 있습니다. 대전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산꼭대기에 있는 공원이니 하늘공원이란 이름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네요. 날이 따뜻해지면 이 곳에 다시 와서 대전의 멋진 밤풍경을 구경하고 돌아가고 싶습니다.







골목골목마다 그려져 있는 각양각색의 벽화들을 구경해 봅니다. 이쁜 꽃들도 있고 앙증맞은 벤치도 벽에 만들어져 있으니 잠시 쉬었다 가도 좋겠지요. 모두 잘 될거라는 피노키노(?)의 덕담도 마음에 듭니다. 골목을 내려오는 길가에 만들어진 작은 정자에서 만난 "당신은 누군가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입니다"라는 문구는 아직도 제 마음을 따뜻하게, 한편 아련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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