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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중(盤中) 조홍(早紅)감이 고와도 보이나다
유자(柚子) 아니라도 품음즉도 하다마는
품어가 반길이 없을새 글로 설워하노라
유자(柚子) 아니라도 품음즉도 하다마는
품어가 반길이 없을새 글로 설워하노라
학창시절에 누구나 배웠을 박인로의 조홍시가입니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도계서원이 바로 이 조선 중기의 뛰어난 문장가인 노계 박인로 선생의 위패를 봉안한 곳입니다. 알고 보니 박인로는 무신이라고 합니다. 임진왜란때 의병으로 활동하다 이후에 무과에 급제했으니 그야말로 문무를 겸비한 훌륭한 인재가 아니었나 생각이 드네요.
박인로의 학문과 충효를 기려 지역 유림이 세웠다고 하는 이 서원은 영천시 북안면 도천리의 나지막한 산자락을 끼고 자리잡고 있습니다. 서원 바로 앞에는 작은 저수지가 있어 운치를 더해 줍니다. 서원이라고는 해도 지금 남아 있는 건물이 몇채 되지 않아 상당히 작은 규모입니다. 그의 문집을 인쇄한 박노계집 판목이 이 서원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원래 박인로의 호는 무하옹이었는데 노년을 보낸 경주시 산내면 노계계곡의 이름을 따 노계라는 호를 사용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박인로는 송강 정철, 고산 윤선도와 함께 조선시대 3대 가인으로 꼽히는 문호로 가사 9편, 시조 67수와 한시 110수를 남겼다고 합니다.
문이 닫혀있어 아쉽게도 서원 내부를 볼 수는 없었습니다. 아직 잔설이 구석구석 남아 있긴 하지만 아담하니 따뜻한 느낌이 나는 곳입니다. 꽃피는 봄이며, 단풍이 화려하게 물드는 가을에 오면 도계서원 바로 앞 저수지의 반영이 훨씬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도계서원 입구에 세워져 있는 노계시비의 배웅을 받으며 길을 되돌아 옵니다.
* 도계서원 사진(Sony WX5)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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