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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부석사의 구름 인파는 사라지고..

by 푸른가람 2011.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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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을 부석사에 들렀다가 구름 인파에 쫓기듯 부석사를 빠져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 무렵 '1박2일'이란 프로그램에 부석사가 소개되었기 때문에 많은 관광객이 부석사에 몰린 탓도 있지만 아무래도 때가 때인지라 일년 중 가장 좋은 계절을 즐기려는 행락인파가 많았던 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뒤로 부석사를 찾을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그 쪽을 지날 일이 생긴 덕분에 똑딱이 하나 들고 맘 편하게 들러보게 되었습니다. 매서운 한겨울 추위는 끝났다지만 이따금씩 불어오는 바람은 아직 봄을 느끼기에는 서늘합니다. 구름 인파도 지금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이따금씩 절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뿐입니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가을을 떠올려 봅니다. 이 길이 노랗게 물드는 계절 말입니다. 부석사가 이 세상 그 어떤 곳보다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하는 때가 바로 그때입니다. 하지만 그런 계절이 되면 호젓이 그런 장관을 즐길 수는 없을 겁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는 버려야 하는 법. 비록 풍경은 그때만 못해도 혼잡스럽지 않은 부석사를 거닐어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습니다.





천왕문을 지나면 여전히 공사가 한창입니다. 지난 가을부터 진행중이던 회전문 발굴공사로 인해 부석사만의 풍경은 한동안 느끼기 어렵게 됐습니다. 아쉬울 따름입니다. 언제가 될 지 기약하긴 어렵지만 또 시간이 지나면 이 곳에 새로운 문화재가 복원되어 새로운 명소로 사랑받게 될 날이 올 지도 모르겠네요.




안양루를 오르면 부석사의 자랑 무량수전을 만나게 됩니다.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서서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람들도 만나게 됩니다. 한때는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건축물로 인정받았었지만 지금은 안동의 봉정사 극락전에 그 영예를 물려주고 묵묵히 그 자리에서 산 아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오래전에 해질 무렵에 부석사에 올랐던 적이 있습니다. 때마침 저녁 예불 시간이었고 웅장하면서도 따뜻한 종소리가 산자락을 휘감아 돌았던 그때의 감흥은 지금도 잊혀지질 않습니다. 사방은 조금씩 어두워지고, 그 어둠 속으로 번잡스럽던 마음도 서서히 사라지는 듯한 묘한 느낌이었습니다.




절을 찾는 분에게는 아침이나 저녁 무렵에 절을 찾으시라고 권해 드리곤 합니다. 확실히 한낮의 번잡함 속에서 바라보던 절에서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마음의 평안을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아름다운 절 부석사에도 곧 봄이 찾아오게 되겠지요. 다음에는 푸른빛이 감도는 봄날 저녁의 부석사 모습을 전해드릴 수 있었음 좋겠네요.

* 똑딱이로 찍은 부석사 사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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