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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생육신의 절개와 충의를 기린 영천 용계서원

by 푸른가람 2011.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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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계서원을 찾게 된 건 순전히 한 블로거님의 덕분입니다. 일면식도 없는 분이지만 대구 근교의 멋진 곳들을 사진과 글로 알려주고 계시지요. 저 역시도 근처의 문화재나 오래된 고택들에 관심이 있던 차에 동기부여가 된 것입니다. 늘 생각만 해서는 안될 일이라 일단 무작정 떠났습니다. 목적지는 영천댐이었고 가는 길에 영천시 관광지도로 행선지를 정할 심산이었지요.

영천댐은 예전에도 업무관계로 수없이 지나 다녔던 곳인데 이렇게 사진을 찍으려고 마음먹고 오면서 보니까 사뭇 느낌이 다르네요. 한두번은 스쳐 지났을 안내판들이 눈에 잘 들어 옵니다. 옛날에는 왜 이런 것들이 눈에 들어오질 않았을까 신기합니다. 뭐 아는만큼 보인다 이런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봄이면 드라이브 코스로도 제격인 영천댐 일주도로를 따라 자양면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다 작은 마을 쪽으로 좌회전해 들어가면 용계서원이라는 작은 서원을 만나게 됩니다. 이곳은 생육신의 한사람인 경은 이맹전의 학덕과 충의를 기리기 위해 벽진이씨 경은파 종중에서 건립한 것으로 1974년 12월 10일 경상북도유형문화재 제55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역시나 예상했던대로 정문이 굳게 잠겨져 있습니다. 찾는 이가 많지 않은 시골의 대부분의 문화재들이 이렇습니다. 물론 도난 등을 방지하기 위한 관리 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노릇이겠지만 마음먹고 갔는데 문이 닫혀 있으면 사실 난감하긴 하지요. 바깥에서 한번 보고 주변 건물이나 한번 살펴보고 나와야지 하는 마음으로 뒷편으로 돌아가 봤습니다.







서원 뒷편에는 이경은 선생의 부조묘와 제단이 있습니다. 부조묘 사당은 정조때 지어졌으며, 제단은 숙종때 후손을이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이 두 건물 모두 경상북도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부조묘로 들어가는 문 역시 잠겨져 있습니다. 빛바랜 태극무늬와 기와가 오랜 세월의 무게를 느끼게 합니다.





담에 서원으로 향하는 문이 있습니다. 혹시나 해서 열어보니 끼이익~ 소리를 내며 열리더군요. 별것 아닌데 왠지 횡재한 기분입니다. 인적이 끊긴 지 꽤 오래돼 보이는 모습입니다. 서원 아래는 정리가 되어 있지 않아 조금은 어수선한 느낌입니다만 건물 자체의 고풍찬연한 모습은 꽤 마음에 듭니다.




원래 이 서원은 이경은 선생의 사후에 정조의 왕명으로 토곡동이란 곳에 지어졌다가 이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때 노항동으로 옮겨져 서당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영천시 자양면 용산리 지금의 자리로 옮겨진 것은 1976년 영천댐 공사 때문이었습니다. 영천댐 주변에 보면 영천댐 공사로 인해 옮겨진 문화재가 많이 있는데 이걸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도 상당할 것 같습니다.


* 용계서원 사진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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