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풍경을 그리다

따스한 햇살이 내려앉던 동화사의 겨울

by 푸른가람 2011. 1. 23.
728x90


겨울이란 게 원래 추운 거겠지만 올 겨울은 좀 유별난 것 같습니다. 모처럼 추위가 누그러진 날 동화사로 발걸음을 옮겨 봅니다. 대구를 대표하는 사찰답게 동화사의 모습은 늘 위풍당당하게 느껴집니다. 멀리 팔공산의 여러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늘 느끼는 거지만 동화사는 팔공산 품안에 쏙 들어앉아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풍수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자리를 참 잘 잡은 것 같습니다.
 





사천왕상이 모셔져 있는 금강문에는 많은 소원종이들이 걸려 있습니다. 소원이 이루어진다길래 나도 한장 끼워볼까 싶다가도 이 많은 소원 이루어주기도 힘드실텐데 나까지 보탤 거 있나 싶어 그만뒀습니다. 각양각색의 종이들에는 또 각양각색 사람들의 다양한 소원들이 담겨져 있겠지요. 누군가 전지전능한 절대자가 존재한다면 그 소원들 다 이루어지게 해줬음 좋겠습니다. 더불어 제 소원까지도..




이 문을 나서면 봉서루를 만나게 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동화사의 수많은 건물 중에 가장 좋아하는 누각이기도 합니다. 바로 옆의 범종각과 그 앞의 고목과 참 절묘하게 잘 조화를 이루고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지난 여름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 동화사 경내에 맑게 울려퍼지는 범종소리와 북소리를 들으며 마음의 평안을 얻었던 때가 생각이 나네요.






봉서루를 오르면 동화사 대웅전이 고풍창연한 모습을 드러 냅니다. 좌우로 많은 전각들을 거느리고 있는 모습이 당당함을 주네요. 늘 오면 여기까지 둘러보고 발길을 돌렸었는데 이번에는 좀더 구석구석 돌아보기고 합니다. 오른편으로 가면 삼층석탑을 지나 영산전이 자리잡고 있고, 왼쪽편으로도 산신각, 법화당도 여러채의 건물이 있습니다. 이곳은 스님이 수행하는 공간이네요. 여기서 조심스럽게 발길을 돌립니다.



사실 동화사가 이렇게 유명해진 데에는 거대한 통일대불도 한몫을 할 겁니다. 엄청난 규모로 조성되어 있는데 이곳에 새로운 공사를 하고 있어 출입이 통제되어 있습니다. 거대한 콘크리트로 우뚝 세워진 불상이 너무 이질적으로 느껴져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어쨌든 그 규모나 조성 의도를 봐서는 볼거리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해질 무렵이라 그런지 햇살이 너무나 따사롭게 느껴집니다. 날씨가 추워봐야 햇볕이 얼마나 따뜻한 온기로 사람들을 보살펴주고 있는지 느낄 수가 있나 봅니다. 나도 주위 사람들에게 햇살처럼 따뜻한 사람인지 생각해 보게 되네요. 하다못해 타다꺼진 연탄재 만큼이라도 될까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