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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망우공원에서 홍의장군을 만나 보세요

by 푸른가람 2011.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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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날씨는 좀 유별납니다. 추운 것도 추운 거지만 유달리 올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리네요. 저 위쪽 동네야 원래 겨울에 눈이 많이 온다지만 제가 사는 대구는 사실 겨울에도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은 동네거든요. 혹시 눈이 내린다고 해도 금방 녹아버리기 일쑤여서 쌓여있는 눈을 보는 건 참 '별일' 이지요.

그런데 올 겨울에는 벌써 큰 눈이 내린 것만 해도 세번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처럼 겨울답게 내려주는 눈이 반갑냐? 그건 결코 아닙니다. 나이를 먹어서인지 이제는 눈 내린다는 예보만 있어도 걱정부터 됩니다. 옷 버리는 줄도 모르고 그저 눈이 반갑던 어린 시절의 동심을 다 잃어버린 것 같아 아쉬운 마음도 드네요.

폭설과 매서운 추위가 잠시 주춤한 사이 모처럼 주말에 나들이를 했습니다.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새 카메라를 들고 길들이기를 계속해 봅니다만 영 탐탁칠 않네요. 기존에 사용하던 DSLR과 별반 차이없는 건데도 느낌은 확연히 다르네요. 화질 깨끗하게 나오는 똑딱이 사진같다고나 할까요.


망우공원에는 며칠 전에 내린 눈이 채 녹지를 않고 얼어붙어 있어서 걸어 다니는 게 만만치 않습니다. 영남제일관을 지나 찬 바람 쌩쌩 불어오는 육교를 건너 홍의장군 동상을 향해 갑니다. 망우공원이란 이름 자체가 곽재우 장군의 호인 망우당을 딴 것이니 이곳에는 임진왜란때 왜군을 크게 무찌른 홍의장군의 기개가 넘쳐 흐르는 것 같습니다.



곽재우 장군은 아마도 활을 잘 쐈나 봅니다. 보통 장군 동상을 보면 큰 칼을 용맹스럽게 휘두르는 모습이 많은데 홍의장군 동상을 보면 말위에 앉아 활을 메고 있는 모습입니다. 북쪽으로 금호강을 마주하고 있는 한켠에는 망우당기념관이라는 작은 건물이 서 있습니다만 문이 잠겨 있어 안으로 들어가 볼 수는 없습니다. 닫혀있는 기념관이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아무래도 한겨울에는 조금 을씨년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날이 좀더 따뜻해지면 산책 나오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근처에는 동촌유원지가 있어서 휴일 오후면 한가롭게 오리배를 타는 풍경을 볼 수도 있습니다. 사진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낮보다는 밤풍경을 추천해 드립니다. 육교 위에서 오가는 차량들의 불빛을 시간의 흐름으로 담아보는 재미가 쏠쏠할 겁니다.

* 2011년은 대구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해이자, 대구 방문의 해이기도 합니다. 제가 사는 도시에서 열리는 국제적인 행사에 동참하고, 보탬이 될 것이 뭐 없을까 한참을 궁리해 보았습니다. 부족한 사진과 글로나마 마음을 대신할까 합니다.  올 한해 동안 제 블로그에서는 대구/경북 지역의 명소들을 찾아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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