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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제자리를 찾지 못한 대구의 관문 영남제일관

by 푸른가람 2011.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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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은 대구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해이자, 대구 방문의 해이기도 합니다. 제가 사는 도시에서 열리는 국제적인 행사에 동참하고, 보탬이 될 것이 뭐 없을까 한참을 궁리해 보았습니다. 부족한 사진과 글로나마 마음을 대신할까 합니다.  올 한해 동안 제 블로그에서는 대구/경북 지역의 명소들을 찾아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동대구IC에서 대구 시내로 들어서는 큰 길가에 우뚝 서 있는 큰 성곽이 눈에 띕니다. 대구의 관문 영남제일관입니다. 원래 이 문은 지금으로부터 400여년전 조선시대 경상감영이 있던 대구읍성의 정문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의 약전골목 자리에 세워졌었지만 임진왜란때 허물어졌다 돌로 다시 쌓았던 것이 일제시대때 철거되었다고 하네요.


남아있지 않기에 확인할 순 없지만 원래 대구읍성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고 합니다. 그 아름다운 위용을 뽐내던 대구읍성은 한일합방이 되기 직전인 1907년에 어이없게 철거되고 마는데요 그 연유를 들어보면 더욱 기가 찰 노릇입니다. 경부선 철도가 놓이면서 많은 일본인들이 대구로 유입되었고 그들은 대구읍성 외곽인 대구역 부근의 땅을 사들였다고 합니다.



당시 경상감사 서리를 지냈던 이가 땅값을 높이고 상권을 넓히려는 일본인들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결국 성을 허물어 버렸는데 그 이후 이곳의 땅값이 10배 이상이나 폭등했다네요. 이 무렵 대구에서는 그 유명한 국채보상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는데 같은 도시에서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어쨌든 이런 씁쓸한 역사의 주인공인 영남제일관은 1980년에 이르러 현재의 위치에 복원이 되기에 이르는데 이를 두고도 말들이 많습니다. 왜 하필이면 대구 외곽인 이곳에 덩그러니 갖다 놓았냐 하는 것이지요. 원래 위치에 복원하기가 어려웠다면 차라리 대구의 상징답게 대구 중심가에 옮겨놓는게 올바른 선택이 아니었냐 하는 말입니다.




일견 옳은 말인 것 같은데 이왕 지금의 자리에 온 것을 다시 옮기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요, 지금은 대구도 외곽으로 많이 확장된 상태니만큼 지금이라도 그 역사적 가치에 걸맞는 대접을 해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망우공원이 있어 주말이면 많은 행락객이 찾기는 하지만 정작 영남제일관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이는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아름답게 가꾸기 나름입니다. 영남제일관은은 분명 그만한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가뜩이나 볼거리 없다고 악명이 높은 대구 아닙니까. 마침 세계육상선수권대회도 열리는 해이니만큼 외국손님들에게 자랑할만한 볼거리로 영남제일관이 그 면모를 일신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관련글 보기]
홍의장군의 기개가 서려 있는 대구 망우공원 http://kangks72.tistory.com/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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