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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즐거움257

보랏빛 소가 온다 - 광고는 죽었다 무심코 책장을 굴러 다니던 책 한권을 집어 들었다. 보랏빛 표지에 어울리는 는 제목의 책은 나온 지 10년이 다 된 케케묵은 책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새 책들이 많은데 세월이 지나도 한참 지난 이 책을 지금 읽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 지 잠시 의문이 든 것도 사실이다. 마케팅 혁명가 세스 고딘의 화제작이고, 2003년 아마존 독자가 뽑은 최고의 책, 뉴욕타임즈와 월스트리트 저널, 비지니스워크의 베스트 셀러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해도 시간을 투자해 얻을 수 있는 효용이 얼마나 될까 하는 고민은 책을 읽으며 절로 사라졌다. 이 책은 마케팅 분야에 특화되어 있긴 하지만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맞이하게 되는 다양한 경험들에도 충분히 적용시킬 만 하다. 보랏빛 소(Purple Cow)란 수많은 .. 2014. 2. 9.
Quiet 콰이어트 -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 외향적인 성격은 좋고, 내성적 성격은 나쁜 것일까. 외향적인 성격이 바람직한 것이라면 온통 외향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로만 구성된 조직이 최고의 효율을 내고, 좋은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을까. 그래서 내성적 성격을 지닌 아이는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해 외향적인 성격으로 바꾸어야만 할까. 나름 내성적 성격으로 40여년 인생을 살아오면서 가끔씩 드는 의문이었다. 물론 정답이 있는 질문도 아니요, 어느 누구가 명확하게 속시원한 대답을 해 줄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외향적인 성격과 내성적인 성격을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이를 취향과 선택의 문제가 아닌 옳은 것과 나쁜 것으로 정의내리는 분위기가 우리 사회 곳곳에 팽배해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비단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이 문제는 다양성이 존중된다.. 2014. 2. 3.
옛사람의 발길을 따라가는 우리 건축 답사 - 최종현 교수의 인문지리 기행 건축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필요한 것이 많다. 그 건축물이 놓여지는 땅과 땅을 품고 있는 자연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으면 반쪽자리에 그칠 수 밖에 없다. 오래 전 이땅의 어느 곳, 몇 평 되지 않은 땅에 지어진 건물 하나를 공부하기 위해 나는 이제 옛 사람의 발길을 따라 가보려 한다. 한양대 도시공학과 최종현 교수가 지은 는 말 그대로 인문지리 기행이다. 작은 건축물 하나에 담겨져 있는 인문학적 배경을 오롯이 읽어내기 위한 답사 여행에 이렇게 책을 통해서나마 동참하게 된 것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물론 이 책 한권을 몇권 정독한다고 해서 단박에 건축물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얘기할 자신은 없다. 문외한인 나 뿐만 아니라 건축에 일가견이 있다는 전문가들도 그 점에선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 2014. 2. 2.
딸과 떠나는 인문학 기행 이용재라는 사람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참 부러운 사람이다. 딸과 함께 우리 땅의 유서깊은 아름다운 건축물들을 답사할 수 있는 호사를 누리는 이가 얼마나 될까. 함께 건축물을 보며, 그 속에 담겨진 수많은 사람, 문화, 예술, 역사에 관련된 이야기들로 잠시도 심심할 틈이 없었을 것 같다. 에는 제목 그대로 건축을 전공한 글쟁이인 이용재가 딸과 함께 다녀온 정자, 고택, 생가와 근현대 건축을 사진과 함께 재미난 글로 소개해 놓고 있다. 딸과 함께 다니며 나눴던 얘기들이며, 시시콜콜한 일상을 살짝 엿보는 느낌이 들어 책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름다운 우리의 고건축을 소개한 책들은 많지만 사람들을 가르치려는 느낌이 드는 딱딱한 글이 아니라서 이 책이 읽기에 참 좋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서른 곳의 건축물 중.. 2014. 1. 29.
한국사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 한국사를 은폐하고 조작한 주류 역사학자들을 고발한다 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이 이목을 끈다. 이 책의 지은이 이주한은 숭실대 사학과를 나와 현재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이자 역사 비평가로 활동중이다. 이주한의 저서 을 통해 나는 이미 그의 성향을 충분히 파악했고, 그가 구구절절 들려주고픈 이야기에도 충분히 공감한 바 있다. 이 책은 특별히 일제 식민사관의 아류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한국 역사학계의 주류로 자리잡아 있는 안타까운 현실에 포커스를 잡고 있다. 일제 식민지 시대가 종식을 고한 지가 언제인데 아직까지 식민사관을 논하는 데에 불만이 제기될 법도 하지만 실상을 좀더 들여다 보면 우리의 주류 사학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 식민사학의 폐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것 같다. 왜 한국사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고 한 것일까. 도대체 우리 국민 중에 내 나라의 .. 2014. 1. 13.
남도가 정말 좋아요 - 40인의 디자인 리더가 추천하는 인문 여행지 남도를 향한 그리움에는 따로 이유가 없다. 자주 가 볼 수 없어서, 맛깔난 음식들이 많아서, 때묻지 않은 청정함이 남아 있는 곳이라서...사실 이유를 대자면 또 못댈 것도 없지만 늘 머릿 속에서 전라도를 떠올릴 때면 그저 막연한 동경과 호기심, 그래서 무작정 떠나고 싶게 만드는 큰 힘이 마음 깊은 곳에서 요동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런 사람이 비단 나뿐만은 아닌 가 보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한국의 디자인 리더들의 모임인 '40인의 의자' 회원들 역시 그런 이유로 건강한 두 다리로 남도를 걷고, 머리로 남도를 배우고, 가슴으로 남도를 느끼기 위해 남도의 구석구석으로 떠났다. 호남의 중심인 광주, 정자와 대나무의 고장 담양은 물론 땅끝마을 해남에 이르기까지 전남 지방의 모든 고을을 아우르고 있다. 디자인.. 2014. 1. 6.
부자들의 생각법 - 모르면 당하는 그들만의 경제학 제목부터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한 책이다. '부자들의 생각법'이란 책 속에는 경제전문 기자로 활약하다 지금은 대학에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는 하노 벡 교수가 부자들이 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전해주고픈 충고들이 담겨져 있다. 똑같이 월 수입 3백만원을 받는 사람 중 누군가는 10년 후 부자가 되고, 또 다른 누구는 늘 돈이 없어서 고통을 받게 되는 그 차이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이다.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하지만 모두가 부자가 될 수는 없다. 설령 부자가 되는 특별한 방법이 있다고 한들, 그 비법을 터특하고 열심히 노력한다 해도 100% 부자가 된다는 보장 또한 없다. 그렇지만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부자들의 생각법을 배운다면 지금보단 좀더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 2014. 1. 5.
주거해부도감 - 집짓기의 철학을 담고 생각의 각도를 바꾸어 주는 따뜻한 건축책 집짓기는 내 평생의 '꿈'이나 마찬가지다. 꿈이란 것이 너무나 아득해서 손에 잡히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한 걸음 한 걸음 그 먼 곳과의 거리를 좁혀가는 것도 사는 재미가 아닐까 싶다. 지금껏 '집짓기'에 관해 여러 권의 책을 읽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외형에 관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어떤 모양의 집을 지을 것인가 하는 것이 최대의 관심사였다. 물론 실용적인 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겠지만 주된 포커스는 얼마나 그 형태와 디자인에 쏠렸던 게 사실이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처럼 지어진 집들을 보면 누구나 탄성을 내지르게 마련이지만 보기에 좋은 집이 반드시 살기에도 좋으리란 법은 없다. 이란 책을 읽으면서 집을 이루게 되는 세부적인 요소들에 대해 보다 깊이 생각해 보게 됐다.. 2013. 12. 22.
역사e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세상에 풍운은 많이 일고 해와 달은 사람을 급급하게 몰아붙이는데 한 번의 젊은 나이를 어찌할 것인가." 1910년 12월 30일 밤. 불혹을 훌쩍 넘은 나이에 접어든 우당 이회영은 여섯 형제와 함께 전 재산을 팔아 얼어붙은 압록강을 건너고 있었다. 편안한 앞날이 보장된 고국을 떠나 북풍이 넘치는 국경을 넘어야 했던 우국지사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개인의 안위 보다는 국권 회복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었던 신념의 바탕이 무엇이었을 지 새삼 궁금해진다. 지금의 가치로 환산하면 무려 2조원에 달하는 재산을 처분하고 망명길에 올랐지만 그의 앞날은 가난과 고통의 연속이었다. 모든 재산을 독립운동에 쏟아 부었지만 정작 자신은 중국의 빈민가를 전전해야 했던 아버지를 지켜봤던 아들은 "일주일에 세 끼를 먹으면 잘.. 2013. 10. 5.
정본 백석 시집 -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학창시절 이후 시라는 것과는 담을 쌓고 살았던 내게 백석의 시 한편은 놀라움이었다. 한편으론 신선함이었고 쓸쓸함이었으며 결국은 안타까움만 남았다. 마음을 다치고서도 그의 시집을 사고야 말았던 것은 백석이란 시인의 신비로움에 이끌렸던 탓이 크지만 그가 쓴 다른 시들은 과연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하는 궁금증도 컸었다. 사실 시를 잘 모른다. 좋은 시를 쓰는 것은 애시당초 꿈도 꾸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시인의 멋진 시를 제대로 읽어내는 능력 또한 만무하다. 그럼에도 호기롭게 백석 시집을 손에 넣고야 만 무모한 열정에 뒤늦은 후회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끝을 알 수 없는 갈증과 결핍이 계속 나를 괴롭혔을지도 모른다. 백석으로 더 알려졌지만 그의 본명은 백기행. 1912년 평안북도 정.. 2013. 9. 17.
안녕 다정한 사람 - 그래서 그곳이 그대가 그립다 사진은 여전히 이병률스럽고, 내노라하는 10명이 쓴 글 또한 그들답다. 2012년 11월에 출간된 이란 책은 은희경, 김훈, 신경숙, 백영옥, 이병률 등 이름만으로도 독자들을 압도하는 글쟁이들은 물론 박칼린, 이명세, 장기하, 박찬일, 이적 등 끼와 재능이 넘치는 예술쟁이들이 세계 곳곳을 누비며 남긴 여행의 기록들이다. '여행'이란 단어는 언제나 날 흔들어 깨우는 치명적인 유혹이다. 여행을 준비하는 시간은 그 시간대로, 여행지에서의 순간 순간은 또 그나름대로, 여행을 마치고 되돌아 온 후의 추억은 또 그것대로 의미가 있다. 사실 의미가 없는 시간이란 것이 있을까. 그저 사람들이 그 시간들을 어제와 같은 오늘로 방치해 두지만 않는다면 나름의 독특한 의미로 누군가의 삶에 쌓여 화석이 되기도 하고, 또 어떤 .. 2013. 9. 17.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 - 멋지게 나이 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인생의 기술 53 책 표지에는 '멋지게 나이 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인생의 기술 53'가 있다며 독자들을 유혹한다. 난 솔직히 멋지게 나이 드는 것 까진 바라지 않는다. 이근후 교수처럼 멋진 노후의 삶을 보낼 자신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늙어 가며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손가락질을 받는 노인이 되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 정도는 한다. 또하나, 는 책에 이끌리게 된 것은 어느새 불혹의 나이를 성큼 넘어선 나 또한 자연스럽게 늙어갈 것이고 종국에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터인데 하루라도 조금 빨리 그 준비를 해 나가는 편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현실적 요구 때문이었는 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들은 흔히 나이듦에 대해 거부감을 보인다.아름다움의 반대가 추함인 것처럼, 선악의 대비처럼 늙고 병들어 가는 자신을 이야기하고 자세.. 2013. 9.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