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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이차돈 순교의 전설이 전해오는 경주 백률사

by 푸른가람 2010.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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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떠났지만 경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으면서도 이 유명한 절을 단한번도 가보지 않았다는 게 지금 와 생각하면 조금 놀랍기도 하다. 어른들이야 생수 뜨러, 혹은 운동하러 많이들 가는 곳이었다. 근처에 화장터가 있어 예전부터 비오는 날이면 조금 분위기가 으시시하단 얘길 자주 들어서 일부러 찾진 않았던 거 같기도 하다.

한참 시간이 흘러 네비게이션이 가르쳐 주는대로 백률사를 찾아갔지만 허탕이었다. 처음에는 입구에서 몇번을 헤매다가 결국 주차장 근처에 있는 작은 절이 백률사겠거니 하고 찾아 들어갔다. 그래도 백률사면 꽤나 유명한 절인데 이렇게 작고 허름할까 싶더니만 결국 굴불암이라는 암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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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률사는 아래서 산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나온다. 이상한 것이 통상은 절이 아래쪽에 있고, 암자는 그보다 높은 골짜기에 세워지는 것이 보통일텐데 이곳 굴불암은 도로 가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이 이채롭다. 작고 허름하다고는 해도 대웅전도 있고 있어야 할 건 갖추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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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가파란 길을 한가로이 걸어 올라가다 보면 경주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자리에 백률사가 위치해 있다. 백률사 역시도 기대보단 훨씬 규모가 작았다. 대웅전을 비롯한 법당, 요사채, 범종각 등이 눈에 띄는 전부다. 생각보다 작아서 실망했고, 생각보다 경주 시내의 소음이 적나라하게 전달되는 느낌이라서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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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교통량을 자랑하는 경주-포항간 7번 국도가 바로 앞을 지나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밤이면 그 소리가 더욱 크고 선명하게 느껴질텐데 수행하는 스님들에게도 스트레스가 되지 않을까 하는 어리석은 생각도 잠깐 들었다. 시끄럽기는 해도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경주의 야경은 꽤나 화려하고 아름답겠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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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입구에는 울창한 대나무숲이 있어 그나마 속세의 소음과 티끌을 덜어주는 것 같다. 대숲에 이는 바람소리는 언제, 어디서나 들어도 참 청량하다. 아래로 내려오다보면 주차장 근처에 여러개의 석불들을 만나게 된다. 언제 누가 만든 것인지 알 수 없고 어떤 것은 그마저도 훼손되어 그모습을 찾을 길이 없다. 잠시 그앞에 서 합장하며 마음을 비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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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해도 할 일은 내가 하고, 언제 해도 할 일은 지금 하고, 어차피 할 일은 잘 하자. 백률사에서 내다 건 플랭카드에 적혀 있는 글귀다. 누구의 말인지 몰라도 참 명언이다. 어찌보면 당연한 말이겠지만 누구도 쉽게 실천하지 못하는 일 또한 이것이 아닌가 싶다. 저렇게만 한다면 세상에 무슨 분란이 있고, 불화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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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률사는 많은 분이 아시다시피 이차돈의 순교와 관련된 유서깊은 절이다. 귀족들의 반대로 불교가 금지되어 있던 신라 법흥왕 때 이차돈은 순교를 자처함으로써 마침내 신라에 불교가 전파되기에 이르게 된 것이다. 전해지는 얘기로는 이차돈의 목을 베었을 때 흰 우유가 솟구쳤고, 잘린 목은 하늘 높이 솟아 올랐다 땅으로 떨어졌는데 그 목이 떨어진 자리가 바로 백률사 자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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