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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정인욱 선발 카드, 선동열감독의 모험수?

by 푸른가람 2010.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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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욱. 대구고를 졸업한 약관 20세의 신인급 투수가 선발투수 시험대에 오른다. 물론 윤성환의 공백을 메꾸기 위한 '땜빵용'이긴 하지만 프로 1군무대 등판이 겨우 2경기에 불과한 햇병아리 투수에겐 영광의 자리이자, 한편 부담스러운 등판이기도 할 것이다. 하필 삼성도 2연패에 몰려 있어 반드시 연패를 끊어야 하는 상황이다. 2010년 시즌 기록은 2경기에서 7이닝을 등판해 7안타(2피홈런 포함) 3볼넷으로 6실점(5자책)해 평균자책점이 6.43이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만으로는 분명 흡족한 수준은 아니다. 5월 4일 롯데전, 5월 8일 SK전 모두 선발투수가 초반 강판당한 상황에서 구원으로 마운드에 올랐었다. 두 번 모두 완벽한 피칭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3이닝 이상을 던지며 '지는 경기'에서의 투수 운용에 숨통을 틔어주었다. 특히 롯데전 2사만루의 위기상황에서 올라와 홍성흔을 풀카운트 접전 끝에 파울플라이로 잡아낸 대목에서 선동열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던 것으로 보인다. 안타를 맞고, 실점을 허용해도 위축되지 않는 신인다운 패기가 돋보였다.


윤성환이 선발 로테이션에서 이탈하고, 배영수, 크루세타 마저 부침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인욱의 선발 등판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보여진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기대반 걱정반이다. 사실 정인욱을 제외하고 딱히 선발투수로 올릴만한 재목도 보이지 않는다. 성장이 멈춘 차우찬은 불안한 피칭을 계속하다 결국 2군으로 내려갔고, 가뜩이나 부하가 가중되고 있는 불펜진에서 한명을 빼기도 어렵다.

너무 큰 기대를 가질 필요는 없다. 정인욱은 그저 가능성이 풍부한, 많고많은 유망주 중 한명에 불과하다. 그에게 윤성환의 역할을 대신해 주길 기대한다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그러나 정인욱 자신에게 프로 첫 선발등판 무대는 천재일우의 기회일 수도 있다. 오늘 넥센전에서도 위축되지 않은 모습으로 초반에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그에게 2010년 시즌은 시즌 개막전과는 분명 다른 모습으로 전개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운드에서 보여주고 있는 가능성과 아마시절에 이미 보여준 기량으로 볼 때 정인욱은 분명 기대를 갖고 지켜볼 만한 투수임에 틀림없다. 개인적으로도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정인욱은 정인욱이고, 시즌 초반 8개구단 가운데 최강이라던 삼성 선발진이 불과 한달을 버티지 못하고 와르르 무너져 버린 상황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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