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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히어로즈 9차전 리뷰 - 히어로즈 징크스는 끝난 걸까

by 푸른가람 2009.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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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난적 히어로즈와의 홈 3연전을 몽땅 쓸어 담았다. 그것도 삼성 타자들에게는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던 이현승, 장원삼, 마일영 등 좌완 3인방을 상대로 한 승리라 더욱 의미가 깊다. 히어로즈전 3연승으로 시즌 26승째를 거두며 승률 5할 문턱을 다시 넘어서는 동시에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시즌 7, 8차전에서 히어로즈의 특급 좌완선발인 이현승과 장원삼을 상대로 각각 9:2, 10:2의 손쉬운 승리를 거둔 삼성은 여세를 몰아 9차전에서도 2사 1,2루 상황에서 터진 이영욱의 9회말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6:5 짜릿한 역전승을 기록했다. 이날 승리로 선동열감독은 프로통산 300승을 달성하게 됐다.

히어로즈와의 3연전을 앞두고 전전긍긍하던 선동열감독의 얼굴에 웃음이 번질만한 순간이었다. 삼성으로선 애시당초 불리한 게임이었다. 올시즌 히어로즈와 6게임을 치르는 동안 1승 5패의 절대적인 약세에 있던데다, 삼성의 치명적인 약점인 좌완 징크스를 히어로즈가 물고 늘어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넘기 힘든 벽처럼 여겨지던 히어로즈의 좌완 빅쓰리에 맞붙을 대항마로 차우찬, 크루세타, 윤성환은 격이 맞지 않아 보였다.

그렇지만 두껑을 열어보니 경기 결과는 전혀 예상밖으로 전개됐다. 불안불안하던 외국인 투수 크루세타는 국내무대에 데뷔한 이후 가장 완벽한 투구를 보였고, 삼성 타선은 천적을 맞아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상승세의 신명철의 위력은 시간이 갈수록 더해져만 가고 있고, 전반적인 타자들의 타격감이 절정에 오른 느낌이다.

히어로즈도 옷을 바꿔 입은 이후에도 계속되던 삼성의 지긋지긋한 현대 징크스는 이제 끝난 것일까. 아직 속단하긴 이르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번 3연승을 계기로 삼성 선수들이 히어로즈에 가졌던 심리적 부담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약점을 보였던 좌완투수의 공을 제대로 공략했고, 마지막 경기를 극적인 끝내기 승리로 이끌어낸 점 역시 앞으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만한 대목이다.

특히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는 9회 오승환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진 끝에 9회말 이영욱의 극적인 역전 끝내기 안타가 터져나와 팀 분위기도 최상의 상태다. 이런 상승세를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하필이면 이때 만난 팀이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가는 중인 KIA라는 점은 삼성으로선 불운이다.

KIA는 선두 두산과의 3연전에서 1승 2패를 거뒀지만 경기 내용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안정된 선발투수진은 8개구단중 최고이고, 유일한 약점으로 지적되던 불펜진도 한기주의 가세로 힘을 더할 전망이다. 야구팬들의 예상대로 선두권을 위협할 다크호스로 등장한 KIA의 상승세가 지속될 지 여부가 삼성과의 3연전을 통해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3위 KIA와 2경기차로 뒤져 있는 상태다. 1위 두산과는 6.5게임차로 벌어져 있지만 이번 KIA와의 3연전 고비만 잘 넘긴다면 선동열감독이 예고했던 6월 대반격을 충분히 노려볼 만 하다. 삼성은 최근 12경기에서 9승을 거두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불균형을 보이던 투타의 밸런스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두산과 KIA간의 빅매치가 끝나자마자 또하나의 빅매치가 기다리고 있다. 전통의 명문 라이벌 삼성과 KIA의 광주 3연전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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