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SK 9차전 리뷰 - 송은범, SK의 雙에이스로 등극하다

by 푸른가람 2009. 5. 31.
728x90
비록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예전 같았으면 9회 4점차 리드를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레 경기를 포기했을 삼성이었지만 오늘은 달랐다. 아니, 요즘의 삼성은 뭔가 확실히 달라진 느낌이다. SK와의 주말 3연전 두게임을 화끈한 역전승으로 이끌었던 삼성은 마지막 3차전에서도 9회 극적인 역전승 일보 직전까지 갔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는 못했다.

경기에는 졌지만 아쉬움 보다는 앞으로의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에 충분한 경기였다. 삼성 타선은 8회까지 SK 선발 송은범의 호투에 꽁꽁 묶여 있었다. 송은범은 팀을 연패에서 끌어내야 하는 에이스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SK하면 김광현을 떠올리겠지만 송은범은 소리없는 강자였다. 네임벨류에선 김광현에 밀리고 있지만 내실을 따지자면 송은범이 결코 밀리지 않는다.

오늘 경기에서도 송은범은 삼성 강타선을 맞아 7과 2/3이닝을 5안타 3사사구 1실점(비자책)으로 막아내며 손쉬운 승리를 거두는 듯 했다. 송은범은 경기 초반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고비때마다 낙차큰 바깥쪽 변화구를 주무기로 내세워 위기를 실점없이 넘겼다.

8회부터 등판한 가도쿠라 - 정대현 - 윤길현 등의 불펜진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9회 위기를 4실점으로 막아내준 덕분(?)에 시즌 7승(무패)째를 신고했다. 같은팀 김광현과 함께 다승 1위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내세울만한 선발투수 한명 없는 선동열 감독으로선 단 1패도 없는 다승 1위 투수 두명을 보유한 SK가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삼성은 8회까지 SK 선발 송은범의 구위에 눌려 이렇다할 공격을 펼치지 못했지만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보여준 집중력은 SK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전날에도 7회 집중 8안타를 몰아치며 7득점하는 괴력을 보여줬던 삼성은 오늘 경기에서도 9회 안타 4개와 볼넷 하나를 집중시키며 4득점, 2사 2,3루의 역전챤스를 맞이하기도 했지만 김성근감독의 절묘한 수비 위치 이동에 걸려 아쉬움을 남겼다.

SK는 만만하게 생각했던 삼성의 호된 반격에 1승 2패로 대구 3연전을 마무리했다. 최악의 경우는 피했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다. 선발은 탄탄하지만 불펜진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채병용이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경기 후반이 불안해지고 있다.

5점차의 리드마저 안심되지 않을 정도로 SK의 전력은 타팀을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공, 수, 주 삼박자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가던  SK야구가 미세한 빈틈을 보이고 있다. SK로서는 빠른 시간내 정비하지 못한다면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