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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다

사진 찍기에 좋다는 경산 반곡지를 느린 걸음으로 걷다

by 푸른가람 2012.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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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평일 오후에 여유로운 시간이 생겼다. 어딜 가볼까 잠깐 고민하다 말로만 듣던 반곡지를 둘러 보기로 마음 먹었다. 경산 반곡지는 이미 사진찍는 이들 사이에선 '사진 찍기 좋은 곳' 혹은 '경산의 무릉도원'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명소다. 사진으로 많이 봤던 곳이었지만 실제 느낌은 어떨까 그 전부터 많이 궁금했던 곳이기도 하다.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평일인데도 반곡지의 오래된 버드나무 아래 그늘에는 돗자리를 펴놓고 여유로운 휴식의 시간을 즐기는 일행들이 여럿 있었다. 손에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이내 도착해서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며 제 각각의 감상을 풀어놓고 있었다. 반곡지에서 청송 주산지의 신비로운 풍경을 떠올리는 이도 물론 있었다.







반곡지는 그리 넓지 않은 저수지다. 역시 첫 시선은 반곡지 한쪽을 풍성한 숲으로 둘러싸고 있는 오래된 버드나무에 한참을 머물게 된다. 수령을 정확히 알 수 없다지만 주민들은 300백년은 족히 넘었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어른 몇명이 손을 맞잡아야 겨우 안을 수 있을 정도로 큰 버드나무도 있고, 오랜 세월로 곳곳에 생채기가 난 나무도 있다.





버드나무 가지와 싱그런 잎이 저수지 수면에 비치는 반영이 일품이다. 특히나 반곡지 건너편의 복숭아밭에서 도화꽃이 허드러지게 피어나고, 버드나무 가지에서 연두색 새잎이 돋아나는 4월의 이른 아침에 이곳에 오면 왜 이 곳을 '무릉도원' 이라 부르는 지 저절로 알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연분홍과 연두색의 대비 속에 잔잔한 수면 위를 비치는 파란 하늘과 흰 구름, 그리고 버드나무. 그저 상상만 해도 가슴이 뛰는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이곳 반곡지는 천천히, 그저 느린 걸음으로 한참을 걷기에 좋은 곳이다. 걷다 싫증이 나면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짙푸른 녹음으로 우거진 풍경 속에 잠시 나를 놓아도 좋을 것 같다. 혼자가 아닌 둘, 혹은 여럿이면 더욱 좋은 반곡지 산책이 될 수 있겠지만 혼자라면 또 어떤가.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삶 속에서 잠시 돌멩이가 되어 반곡지 물 아래로 잠겨보는 것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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