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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두산 12차전 - 니퍼트에 꽁꽁 묶이다

by 푸른가람 2011.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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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만만하게 봤던 두산에 일격을 당하며 선두 자리를 KIA에 내줬다. 두산과의 시즌 전적에서 8승 1무 2패라는 압도적 우위를 지키고 있던 삼성으로선 홈에서 승수를 챙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여겼을 지도 모르지만 경기 내용은 비참했다. 두산 선발 니퍼트에 꽁꽁 묶이며 단 2안파의 빈공에 허덕였고, 수비에서는 내야수들의 어이없는 실책이 계속됐다.

워낙에 타자들이 니퍼트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기에 어차피 질 경기 졌다고 생각하며 위안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9회말 무사 2루라는 절호의 동점 내지는 역전 챤스를 맞았으면서도 중심타선에서 단 한점도 뽑아내지 못한 장면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 기회에서 최소한 동점만 만들었더라도 연장 승부에서 또한번 드라마를 쓸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7회 볼넷으로 출루한 박석민 대신 조동찬을 대주자로 기용한 것이 화근이 됐다. 개인적으로도 조금 빠른 교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분명 9회 정도에 또한번의 기회가 올 수도 있는데 장타와 교타를 겸비한 박석민을 빼고 수비마저 불안한 조동찬을 기용한 류중일 감독의 판단에 고개를 갸웃거렸던 팬들도 많았을 것이다. 

결국 우려대로 조동찬은 8회에는 또한번 어이없는 실책을 범했고, 9회말 천금같은 챤스에서는 외야 플라이로 물러나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겼다. 김응룡 감독 재임시절부터 가장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고, 팬들로부터도 차세대 삼성 유격수로 분에 넘치는 사랑과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조동찬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가장 큰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아쉬운 패배였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희망을 찾아볼 필요도 있겠다. 최근 부진한 피칭이 계속되며 무릎 부상에 대한 의혹이 짙어가고 있던 카도쿠라는 모처럼 안정된 피칭으로 자신의 건재를 알렸다. 6이닝동안 6피안타(1홈런 포함) 1사사구로 2점을 내줬지만 자책점은 1점에 그쳤고, 삼진도 5개나 뺐어낼 정도로 구위도 괜찮았다.


관건은 이 정도의 안정된 투구를 계속해 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벤치에서 어느 정도 계산이 서는 투수 운용을 하려면 어찌됐건 선발진들의 역할이 중요한 법이다. 선발 5인방이 돌아가며 부진과 호투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상 삼성 선발 로테이션은 많은 불안요소를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누군가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줄 투수가 필요하고, 경험이 풍부한 카도쿠라가 현재로선 적임자로 보여진다.

9회말 마지막 반격이 없었더라면 그저 완벽한 패배로 쉽게 인정할 수도 있었겠지만 또한번의 역전 드라마를 기대했던 팬으로선는 무사 2루에서 단 한점도 뽑아내지 못했다는 점 때문에 아쉬운 패배로 기억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도무지 지지 않을 것 같은 KIA가 어제도 LG에 승리를 거둠으로써 삼성은 2위로 내려앉았다.
 
거북이 군단에서 도루 1위팀으로 변신한 것이 반갑다가도 촘촘하던 내야 수비가 무너지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야구의 기본은 투수력이기에 앞서 수비력이다. 삼성이 그 누구도 넘보기 힘든 강팀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선 수비를 재정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라 할 것이다. 다시 도전자의 겸허한 자세로 정상 도전에 나서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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