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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두산 11차전 - 카도쿠라의 관록이 서동환의 패기를 눌렀다

by 푸른가람 2011.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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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vs 두산 시즌 11차전 한줄 요약
  • 1회 치열한 공방, 카도쿠라의 관록이 서동환의 패기를 눌렀다
  • 서동환 3회 한이닝 폭투 3개가 모두 실점으로 이어지며 사실상 승부 끝
  •  오늘 경기서도 홈런 터뜨리며 최근 4경기서 3홈런 기록중인 조영훈 드디어 터지나?
  • 6점차 리드 상황에서도 필승조 줄줄이 등판, 출첵야구는 이제 그만

삼성이 두산과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카도쿠라의 호투와 조영훈의 솔로홈런 등 초반부터 집중력을 보인 타선의 득점 지원에 힘이어 8:3 완승을 거두었다. 이로서 삼성은 두산과의 시즌 네번째 3연전 마저도 2승 1패의 위닝 시리즈로 마무리하며 올시즌 두산과의 상대 전적에서 8승 1무 2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계속 지켜나가게 됐다.


카도쿠라와 서동환의 선발 맞대결은 누가 보더라도 카도쿠라의 우세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모두의 예상대로 서동환은 1회초부터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3번타자 박석민에게 희생 플라이를 허용하며 1점을 내줬지만 후속타자를 범타로 돌려 세우며 위기를 1실점으로 막아낸 것이 다행스러울 정도였다.

2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서동환에게 또한번의 위기가 3회에 찾아왔다. 볼넷과 몸에 맞는 공, 적시타 등이 이어지며 순식간에 4실점했고 사실상 승부는 3회에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주자만 내보내면 때맞춰 폭투가 이어져 위기를 증폭시켰다. 서동환은 3회에만 무려 3개의 폭투를 남발해 한이닝 최다폭투 타이라는 명예스럽지 못한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SK전에서 승리를 따냈던 서동환은 패기를 앞세워 또한번 이변을 노렸지만 카도쿠라의 관록을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만원관중의 함성도 경험이 적은 젊은 투수에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공의 볼끝 자체는 위력적이었지만 전반적으로 제구가 신통찮았다.

서동환은 3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오늘 보다는 내일이 기대되는 투수로 보인다. 무엇보다 하드웨어가 뛰어나고 멘탈적인 면에서도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해 보이는만큼 경험이 좀더 쌓이고 제구력만 가다듬는다면 두산의 차세대 주축투수로 자라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모든 것은 서동환 스스로의 노력 여하에 달린 것이다.

선발 싸움에서 한수위로 평가되던 삼성 선발 카도쿠라 역시 출발은 좋지 못했다. 선두타자 이종욱을 볼넷으로 내보낸 카도쿠라는 2번타자 오재원에게도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며 베이스에 주자를 모았다. 1루에 이종욱을 둔 오재원 타석에서 진갑용이 볼카운트 2-1에서 피치드 아웃을 시도한 장면은 아쉬웠다. 


볼카운트가 몰리며 오히려 카도쿠라에게 부담으로 작용해 자칫 초반에 대량실점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김동주의 볼넷이 이어지며 1사 만루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카도쿠라의 관록이 빛을 발했다. 카도쿠라는 주무기인 포크볼로 최준석과 이성열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위기를 자신의 힘으로 넘기며 초반 분위기를 삼성 쪽으로 끌어오는데 성공했고 결국 이 장면이 오늘 경기 승부의 분수령이 되었다.

카도쿠라는 이성열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5와 2/3이닝을 2실점으로 잘 막아내며 시즌 4승(3패)을 기록했다. 장원삼, 배영수, 윤성환 등 선발진이 모두 불안한 가운데 투수진의 맏형으로서 든든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을 앞두고 그의 무릎 상태를 두고 말들이 많았지만 결국 삼성의 선택은 탁월했다. 카도쿠라가 없었다면 지금처럼 4강권에 들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오늘 두산전 승리 덕분에 삼성은 또한번 고비를 넘긴 셈이다. 연이틀 기분좋은 승리 소식에 들끓는 팬들의 비난 여론은 잠시 잦아들겠지만 근본적인 문제 자체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카도쿠라와 차우찬을 제외한 선발투수들의 불안, 외국인 타자 라이언 가코의 진퇴, 불펜진의 혹사 우려 등 잠재되어 있는 수많은 불안요소들에 대한 시원한 해법을 내놓지 않는다면 언제든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삼성호의 위기는 다시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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