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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野球·Baseball

삼성 vs LG 8차전 - 격년제 에이스 장원삼, 올해도 쉬어가나

by 푸른가람 2011.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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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6월이 뜨겁다. 더위에 강한 팀답게 여름만 되면 좋은 성적을 올려왔던 삼성이었다. 올 시즌도 어김없이 6월 초순을 지나며 팀 전력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투수력을 앞세워 근근히 4강권을 유지하고 있던 초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여전히 투수력은 안정감을 보이고 있고, 뭔가 어슬퍼 보이던 타선마저 탄탄해지고 있어 서서히 '완벽한 팀'으로 변모하고 있다.

어제 경기에서 LG 에이스 박현준을 무너뜨린 기세가 오늘 경기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초반 선발 장원삼이 LG 베테랑 타자 이병규와 조인성에게 홈런을 얻어 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한 삼성은 경기 중반 타선의 집중력을 뽐내며 LG에 9:3 완승을 거두었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4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3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아낸 정현욱이었지만 그 뒤엔 류중일 감독의 승부수가 있었다.


류중일 감독의 성향상 웬간해서는 선발투수를 5회 이전에 마운드에서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오늘 경기는 달랐다.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LG와의 경기에서 결코 밀릴 수 없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어제 경기에서 윤성환이 8이닝을 던져줘 필승 계투조의 소모가 없었다는 점도 4회 정현욱 투입이라는 강수를 가능하게 했다.

결국 류중일 감독의 승부수는 멋지게 맞아 떨어졌다. 시즌 초반의 부진에서 완벽히 탈출한 정현욱은 빠른 공과 각도 큰 포크볼을 앞세워 초반부터 타오르던 LG 타선을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마운드가 안정을 되찾자 타자들도 힘을 냈다. 삼성 타선은 승리투수 요건을 의식하면서 심리적으로 흔들린 김광삼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고 결국 5회에만 3점을 뽑아내며 4:3 역전에 성공했다.

기세가 오른 삼성 타선은 6회에도 식지 않았다. 김상수의 2타점 적시 3루타, 배영섭의 1타점 적시타, 박석민의 2타점 적시타가 이어지며 LG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최근 최고의 타격감을 뽐내고 있는 배영섭은 오늘 경기에서도 3안타를 폭죽처럼 터뜨렸고 상, 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챤스 때마다 적시타를 터뜨리는 최고의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삼성 선발 5인방 가운데 유일한 불안거리로 전락한 장원삼은 오늘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구위도 좋지 못한데다 제구마저 흔들리니 버텨낼 재간이 없는 건 당연한 일이다. 부상 탓에 지난 겨울 전지훈련을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한 후유증이 오래 가고 있다. 그저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거니 막연히 기다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

차라리 2군으로 보내 차근차근 몸을 만들어가는 편이 장원삼 개인에게나, 팀으로서나 좋은 일일 것 같다. 사실 장원삼이 빠진다고 해서 삼성 마운드에 이상이 생기는 건 아니다. 오히려 2군에서 호시탐탐 1군 진입을 노리고 있는 투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장원삼 보다 구위가 훨씬 좋은 투수들이 널리고 널렸다는 이 행복한 고민을 굳이 외면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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